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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 선진국 증시에서 발을 뺄 것을 주문하는 의견이 꼬리를 물고 있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지나치게 높을 뿐 아니라 선진국 중앙은행의 주가 부양 여력이 크게 축소됐다는 지적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 비해 해외 주식을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애널리스트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경제가 강한 회복을 보이면서 미국보다 해외 주식시장의 상승 탄력을 높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자산 규모 55억달러의 애드 리버프론트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미국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한편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이른 데 반해 해외 주식의 경우 2014년 고점 대비 10%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고, 2007년 고점에 비해서는 무려 20%의 간극을 벌이고 있어 상대적인 매력이 크다는 평가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투자자들에게 독일 주식을 매도할 것을 권고했다. 유럽 증시 가운데 독일의 밸류에이션이 가장 높은 데다 배당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유럽 증시의 경기민감주가 방어주에 비해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할 때 독일 증시가 상대적인 약세를 나타내는 경향도 앞으로 주식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도이체방크는 주장했다.
도이체방크는 프랑스 주식에 대해서도 비중 축소를 권고했다. 유로존의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강한 동조 현상을 보이는 프랑스 주식시장이 낙관적인 성장 시나리오를 이미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중국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파이낸셜타임즈(FT)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가 시장의 예상보다 점진적일 것으로 보이는 한편 선진국 중앙은행의 자산 가격 부양 효과가 힘을 다했다는 점에서 신흥국 증시의 매력이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이후 두드러졌던 이른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주춤해진 상황도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 증시의 매력을 떨어뜨린다고 FT는 판단했다.
이 밖에도 이머징마켓의 주식 투자 매력이 높은 것은 경제 펀더멘털과 기술적인 측면에서 동시에 확인된다는 것이 IB 업계의 얘기다.
지난 2013년과 달리 신흥국 금융시장이 미국의 비전통적 통화정책 축소에 대해 ‘발작’ 증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아시아를 축으로 주요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크게 해소, 통화와 금융 자산의 안정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JP모간과 UBS 등 주요 IB들은 신흥국 가운데서도 가장 취약한 것으로 통했던 러시아와 브라질조차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고, 중국 역시 자본 유출을 포함한 악재가 크게 축소됐다고 강조했다. 모간 스탠리는 최근 위안화의 강세 흐름을 전망한 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신흥국에 비해 미국 증시가 고평가됐다고 판단하는 펀드매니저가 8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IB 업계의 의견은 지표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 MSCI 이머징마켓 주식 지수가 연초 이후 13% 랠리하며 주요 자산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편 도이체방크는 신흥국 이외에 영국과 이탈리아 주식이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영국 증시는 파운드화의 추가 하락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