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EU 탈퇴를 앞두고 영국 투자자들이 금을 적극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고조된 정황을 반영하는 결과다.
금 <출처=뉴시스> |
28일(현지시각) GFMS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 투자자들의 골드바 투자가 39%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적, 정치적 잠재 리스크가 크게 높아진 데다 영국 파운드화가 가파르게 떨어지자 안전자산 수요가 크게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금값이 10% 가량 상승한 데다 달러화에 대한 파운드화의 급락으로 투자 비용이 상승했지만 영국 투자자들의 ‘사자’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29일 이른바 50조를 발동하고, EU 탈퇴를 위한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그는 이미 EU의 단일시장 잔류에 목표를 두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 둔 상황이다.
GFMS의 로스 스트라칸 애널리스트는 “무엇보다 매크로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들의 금 매수를 부추겼다”며 “금융위기 직후 금 투자가 급증한 것과 흡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올들어 영국 주식시장의 기업공개(IPO)가 급감, 브렉시트로 인해 냉각된 투자 심리를 반영했다.
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영국 증시의 IPO 규모는 15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급감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1~3월을 기준으로 2012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브렉시트로 인해 런던의 금융 허브 위상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데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주요 투자은행(IB)들이 런던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특히 해외 기업들 사이에 영국 증시의 상장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남아공의 브라이트 SE가 지난 24일 런던 증시의 IPO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브렉시트로 인한 잠재 리스크를 배경으로 제시했다.
올들어 영국 기업의 상장 역시 불과 8건으로,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영국 증시의 IPO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54% 줄어들었고, 건수 역시 30%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