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연 기자] 중국 반도체 '굴기(崛起 부상)'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칭화유니그룹이 국책은행과 산업펀드로부터 24조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일각에서는 창화유니의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 인수를 위해 정부가 사실상 자금 지원에 나섰다는 말도 나온다.
28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이날 칭화유니그룹(紫光集團)은 중국 국가개발은행(CDB), 화신투자(華芯投資)와 각각 ‘13.5 개발성 금융 파트너십 협약’, ‘전략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13.5계획기간(2016~2020년) 국가개발은행은 칭화유니그룹에 총 1000억위안(약 16조2000억원) 규모의 각종 금융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며, 중국 반도체 집적회로 산업펀드인 화신투자는 칭화유니의 집적회로 개발에 최대 500억위안을 투자할 방침이다.
칭화유니그룹 산하 반도체 생산업체 쯔광궈신(紫光國芯, 002049.SZ)의 800억위안(약 13조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이 정책 규제로 난항을 겪고 있던 터라 이번 대규모 자금조달은 칭화유니그룹에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는 게 현지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칭화유니그룹 관계자는 차이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협약은 기본적인 틀에 불과해 구체적으로 어느 사업에 자금을 투입할 건지,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칭화유니그룹이 금일(29일) 마감하는 세계 2위 일본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사업 인수 예비 입찰전에 참여하는 만큼 입찰에 대비한 향후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칭화유니그룹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왕성한 먹성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국영 반도체 회사 우한신신(武漢新芯, XMC)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창장(長江)메모리를 인수하며 우한신신의 연구개발 자원을 확보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여러 정부 단체와 창장홀딩스를 공동 설립해(등록자본 386억위안) 3D 낸드 개발생산에 집중하고 있으며, 우한신신 주도 하에 240억달러(약 27조원)를 들여 메모리 칩을 생산하는 국가메모리기지를 짓는 중이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2월 난징(南京)에 3D 낸드 플래시와 D램을 생산하는 반도체 산업 기지를 설립하고 있다. 총 투자액은 300억달러, 월 생산량은 10만장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오웨이궈(趙偉國) 칭화유니그룹 회장은 기존 사업장인 우한과 난징 외에 쓰촨성 청두(成都)에도 메모리 칩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자오 회장은 차이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풍족한 자금과 수많은 투자 파트너를 확보한 상태다. 중국의 반도체 투자는 더 이상 돈이 문제가 아니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밝히며 무리한 사세 확장 보다는 기존 사업을 보다 탄탄하게 할 것임을 시사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