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 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최근 급하게 돈을 빌릴 일이 생겼다. 간편하게 카드 대출을 이용할까 하던 중 최근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을 떠올렸다. 스마트폰으로 앱을 다운 받고 확인해보니 대출 금리가 연 4~5%대로 카드사 보다 훨씬 저렴했다. 게다가 가입부터 대출까지는 총 30여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인터넷전문은행 돌풍에 카드사·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빠르고 싼' 대출로 기존 고객들이 옮겨갈까 우려해서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중금리대출 시장을 놓고 케이뱅크와 카드사·저축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상반기 중 2호 인터넷전문은행이 카카오뱅크까지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현재 케이뱅크는 신용등급 1~7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직장인 대출'·'중금리 대출'·'마이너스 통장' 등의 대출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대출 금리는 연 2~5%대다.
가장 큰 장점은 신속함이다. 대출 신청도 24시간 가능할뿐 아니라 별도 서류를 낼 필요도 없어 당일 대출 승인이 떨어지는 구조다. 이 때문에 지난 4일 기준으로 이미 대출 승인 건수가 4123건에 달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1~7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4~9%대 금리로 중금리대출을 하고 있다. <사진=케이뱅크 화면 캡처> |
금리도 경쟁력이 있다. 카드사 장기 대출인 카드론의 평균 금리는 연 14~15%에 달한다. 저축은행의 모바일 중금리대출도 최저 6%, 높게는 19%다.
더불어 신용등급 하락폭도 적다. 인터넷전문은행도 1금융권에 속하는 만큼 카드사나 저축은행 대출을 이용할 때보다 신용평점 하락 폭이 더 적다. 이 때문에 카드론이나 저축은행을 이용하던 고객 중 상대적으로 우량한 고객들이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케이뱅크 출범으로 당장 카드사에 큰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은행권과 2금융권 중간층에 있던 고객들이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케이뱅크가 올해 안으로 신용카드 사업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성을 살려 간편 지급결제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디지턿화를 추진 중인 카드사와의 경쟁도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기가 초반에만 반짝하고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기존 금융권에 비해 개인 신용평가시스템(CSS)이나 리스크 관리 노하우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
특히 2금융권은 4등급 미만의 중저신용 이용자가 많은데, 이들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예상이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케이뱅크가 1~7등급까지의 고객 전반에 대해 대출을 하고 있지만, 중금리대출의 경우 핵심은 고객 리스크 관리"라며 "이미 신용카드 1년 이상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만 대출을 하는 것이 어느 정도 안전한 고객을 공략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연체율이 나오고 나면 더욱 더 우량 고객들을 대상으로만 대출을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저축은행은 확실한 중저신용등급의 고객이 있고, 이들에 대한 관리 노하우도 있기 때문에 인터넷 전문은행이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