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규희 기자] 6일 청년들의 ‘마지막 희망’ 국가직 9급 공무원 필기시험이 이틀 남았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들은 바늘 구멍에 들어가기 위한 막바지 전투에 여념없다.
친구와 대화하며 웃는 소리에 주변의 시선이 순식간에 쏠리는 이 곳, 노량진 공무원 학원가는 적막만이 감돌고 있다.
노량진역에서 바라본 공무원 학원가 모습. |
국가직 공무원 시험을 이틀 앞둔 공시생들은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3년째 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김모 씨(29)는 기출문제 풀이 특강과 마라톤 강의를 듣기 전 편의점에 잠깐 들렀다. 그는 창밖을 바라보고 삼각김밥을 한 입 베어물었다. 그러면서 다른 한 손의 정리 노트를 연신 쳐다봤다.
김 씨는 틀린 문제를 정리한 노트를 시간날 때마다 쳐다본다고 했다. 그는 “시험이 정말 코 앞으로 다가오다보니 뭐라도 보고 있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다. 밥 먹는 시간이라도 아껴서 한 자라도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아침 강의를 듣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났다고 했다. 강의실 자리는 먼저 온 순서부터 확인 도장을 받아 미리 맡을 수 있다. 수험생들은 앞자리에 앉기 위해 동 트기 전 일어나 준비를 서두르는 것이다.
근처 패스트푸드점에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시험을 앞둔 불안감을 연신 토로했다. 이내 그들은 들고 다니던 오답노트를 펼쳐 서로에게 문제를 냈다. 평소 헷갈리던 부분을 친구에게 문제로 제출하며 내용을 정리하고 있었다.
상인들도 덩달아 긴장감에 휩싸였다. 한 컵밥 상인은 “자주 오는 단골 학생이 있는데 그 학생 얼굴이 요즘 몰라보게 해쓱해졌다. 수험 스트레스 때문에 이러다 사람 잡는거 아닌가 걱정된다”고 전했다.
공무원 학원이 밀집된 지역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한 약사는 스트레스로 인해 몸에 탈이 나는 수험생이 많다고 했다. 그는 “공시생들이 시험을 앞두고 스트레스가 쌓여 소화가 잘 안되는거 같다”며 “소화제나 영양제를 사가는 학생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또 “시험 당일 긴장하지 않기 위해 청심환을 사가는 학생도 많다”고 설명했다.
수험생들은 노량진의 명물 '컵밥거리'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운다. |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독서실 앞을 서성이던 임모 씨(30)는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마지막 정리에 몰두하지 못하고 있었다. 임 씨는 “시험이 코 앞인데도 책상에 앉아 있을 수가 없다. 가만히 있어도 심장이 콩닥콩닥 뛴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피해왔지만 이번 인터뷰에 응하는 건 자신을 다잡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다. 되든 안되든 시험 끝나는대로 고향으로 내려간다”고 말했다.
임 씨는 ‘힘내서 꼭 합격하라’는 기자의 말에 고맙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는 “결과가 좋게 나와서 웃으면서 노량진을 회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다시 독서실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