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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시험 D-2 ②] “무스펙도 OK” 청년층 25만, 공시족이 된 이유

기사등록 : 2017-04-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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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학점·자격증 스펙 무관
필기시험·면접 통과하면 끝
손실 급증에도 “어쩔 수 없다”

[뉴스핌=김규희 기자]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 2년차인 박 모씨(33)는 지난해까지 직장에 다녔다. 능력있는 선배가 소위 ‘빽’이 없다는 이유로 승진에 떨어졌을 때 허망함을 느꼈다.

김 모씨(28)는 영어점수, 자격증 등 스펙을 아무리 높여도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취업이 되지 않아 공무원 시험 준비로 발길을 돌렸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공무원시험 학원에서 경찰 공무원 준비생이 시험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우리 사회에 공정성이 결여돼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인의 기업을 도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고, 한 대선 후보의 자녀는 취업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공무원이란 직업의 최고 장점으로 안정성이 꼽힌다. 청년들은 여기에 더해 선발 절차의 공정성도 최대 이점 중 하나라고 꼽는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7급 공무원을 준비하기 시작한 이 모씨(32)는 “회사에 들어가보니 임원 사촌 등 인맥으로 들어온 동기가 몇 명 존재했다. 그래도 나만 열심히 하면 되겠거니 생각했지만 가장 먼저 승진한건 ‘빽’ 있는 동기였다”며 “공무원 세상은 묵묵히 일만하면 되니까 도전하게 됐다”고 전했다.

오는 8일 국가직 공무원 시험은 전국 17개 시·도에서 총 4910명의 9급 공무원을 선발한다. 수험생들은 ‘바늘 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많은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면서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6일 현대경제연구원의 ‘공무원 시험의 경제적 영향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공시생’의 급증으로 연간 17조 1430억 원의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청년층의 비경제활동인구는 2011년 537만 4000명에서 지난해 498만명으로 7.3% 감소했지만 공시생은 같은 기간 18만 5000명에서 25만7000명으로 38.9% 증가했다.

뒤늦게 공무원 수험 생활로 뛰어든 늦깍이 공시생들도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1년만에 직장을 그만 둔 박 모씨(27)는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쏠리는 현상이 긍정적이지 않다는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고 미래를 위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라며 “정치권에서 좋은 정책을 펼친다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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