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간밤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주식 시장이 고평가됐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증시 투자자들이 경계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신호가 증시에 더 큰 부담이 되고 있지만 과거 연준이 증시 고평가 우려 발언을 내놓은 뒤 주가가 종종 하락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연준의 발언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고 경계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 5일 공개된 3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멤버들은 미국 주가지수가 FOMC 회의가 열리는 사이 기간에(intermeeting period) 상승했고, 주가수익배율(PER)과 같은 일부 시장 평가지표는 역사적인 기준을 훨씬 웃돌았다면서 주가가 일반적인 평가 수준에 비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일부 시장 거래인들은 연준 위원이 이처럼 증시에 대해 언급할 때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의 '비이성적 과열' 발언을 상기하며 연준이 증시 전문가처럼 행세한다고 비난하곤 한다. 1996년 11월 그린스펀의 이 같은 발언이 있은 직후 오히려 뉴욕 증시는 2000년 '닷컴버블'까지 3년 넘게 랠리를 이어갔다.
그러나 미국 경제매체 CNBC뉴스는 연준이 증시 고평가 우려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은 뒤 1년 간 주식 시장은 종종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을 환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준의 웹사이트를 통해 '밸류에이션(Valuation, 가치평가 수준)'이라는 단어를 검색한 결과 연준은 1996년부터 주식시장의 과열 우려를 시사하는 밸류에이션이란 단어를 총 6차례 언급했다.
인공지능 금융분석시스템 켄쇼(Kensho)에 따르면 연준의 밸류에이션 발언이 FOMC에서 나온 뒤 S&P500지수의 1년 후 수익률은 각각 ▲마이너스(-)1.97% (2015년 4월 28~29일 회의) ▲-0.57%(2014년 9월 16~17일), ▲3.8%(2004년 1월 27~28일), ▲-20.39% (2001년 12월 11일), ▲-24.88%(2000년 3월 21일), ▲32.99%(1996년 12월 17일)를 기록했다.
그러나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고평가 우려 발언이 '강세장(불마켓)'의 마지막 시기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준의 시장에 대한 고평가 논의는 종종 전체 강세장 기간 사이 주가가 장기간 숨고르기에 진입하기 전에 등장했다. 그리고 그 사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은 다시 회복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따라서 연준의 발언이 강세장의 종료를 시사하는 것은 아니며 이는 기업 이익이 다시 밸류에이션 수준을 따라잡을 때까지 현 주가가 장기간 횡보하는 국면에 놓여 있을수 있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CNBC는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