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검찰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의 마지막 실세로 지목되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대기업 수사도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이달 17일 장미대선 선거 운동이 본격화되기 전(前) 검찰이 박 전 대통령과 우 전 수석을 재판에 넘기기로 한 만큼, 대기업 추가 수사는 사실상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뇌물공여와 강요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던 대기업의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에 대한 성격이 어떻게 결정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검찰과 특검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씨와 공모해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재단·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총수들이 지난 12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 위쪽 시계방향으로 손경식 CJ 회장, 구본무 LG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이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기업별로는 삼성이 204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차(128억원), SK(111억원), LG(78억원), 포스코(49억원), 롯데(45억원), 한화(25억원), CJ(13억원) 등이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되면서, 다른 기업들도 같은 혐의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삼성의 뇌물공여 규모는 재단 출연금과 최씨의 딸 정유라 씨의 승마 지원 등을 포함한 433억원(실제 건네진 금액은 298억원)이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고, 최씨는 같은 혐의로 재판 중이다.
검찰은 7일 신동빈 롯데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지난해 박 전 대통령과 독대 시 대화 내용과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의 대가성 여부 등을 조사했다. 재단 출연에 직접 관여한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사장)도 지난 2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출연 경위 등을 추궁했다.
또 검찰은 2015년 11월 면세점 갱신 심사에서 탈락한 롯데가 출연금 등을 낸 뒤, 정부의 신규 사업자 공고를 통해 면세점 사업자로 추가 선정된 게 아닌지를 조사했다.
검찰의 SK그룹 수사는 지난달 끝났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최태원 SK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최 회장이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의 대가로 재단에 출연한 의혹에서다. SK, 롯데 등 대기업은 박 전 대통령의 강요에 따라 출연금을 낸 것인지, 아니면 대가성 있는 뇌물인지 검찰의 최종 결정만 남겨놓고 있다.
검찰은 이날 서울구치소를 방문,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달 31일 구속 후 4차 옥중조사다. 한웅재 부장검사에 이어 이번엔 이원석 부장검사가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구속기간인 오는 19일 전에 기소할 방침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정농단의 핵심자인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등이 구속됐고, 검찰이 이들의 혐의를 보강하기 위해 일부 대기업을 조사한 것”이라며 “최태원 회장의 경우 검찰 조사에서 대가성이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묵인 및 방조, 세월호 수사 외압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두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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