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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전민준 기자‧방글 기자] "조카와 아들은 동반자이자 경쟁자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은 10일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세아타워에서 뉴스핌과 단독으로 만나 "3세들의 책임경영으로 위기극복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아그룹은 재작년 고(故) 이운형 회장의 장남 이태성 전무(세아베스틸 대표)와 이순형 회장의 장남 이주성 전무(세아제강 영업본부장)을 등기이사에 올리며 3세 경영에 들어갔다.
이순형 회장은 지난 2013년 3월 남미 출장 중 심장마비로 사망한 고 이운형 회장의 동생으로 4년째 그룹을 이끌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특수강, 세아제강은 철강파이프(강관)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그룹 내 각각 매출 1·2위 계열사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사진=세아홀딩스> |
◆ 사촌형제 간 계열 분리 없다.
이 회장은 조카와 아들 둘 사이를 '훌륭한 경쟁자'라고 했다.
그는 "서로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어 회사에 역동성을 만들어 내고 결국 회사를 함께 키우는 관계"라며 "특히 힘든 시기에도 적극적인 투자로 성과를 거두면서 세아그룹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태성 전무의 세아베스틸은 지난 2015년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을 인수했다. 또, 지난해에는 해외 첫 판매법인 'SGI'를 미국 텍사스에 설립했다.
이주성 전무의 세아제강은 지난해 11월 미국 에너지강관(OCTG) 전문 제작 공장인 'OMK튜브'와 '라구나 튜블라 프로덕트 코퍼레이션' 등 두 곳을 인수했다.
세아그룹 측에 따르면 이태성·이주성 전무가 책임경영에 나서면서 투자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 회장은 사촌형제간 계열분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계열 분리 가능성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며 "창사 이후 경영권 분쟁 없이 형제경영이라는 틀을 유지하는 것은 세아의 자랑거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분리보다 협력에 방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태성 전무는 지난 2013년 고 이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은 이후 지주회사인 세아홀딩스 지분을 지속 매입, 26.36%였던 지분율은 35.12%까지 늘었다. 반면 세아제강 지분은 수차례 매각해 19.73%에서 13.94%로 줄었다.
같은 기간 이주성 전무의 세아홀딩스 지분율은 17.94%에서 17.95%로 소폭 늘었지만 세아제강 지분율은 10.77%에서 11.20%로 늘었다.
이런 지분변화를 놓고 세아그룹이 이운형 전 회장과 이순형 회장의 형제경영에서 사촌경영체제로 전환하면서 계열 분리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이란, 철강공장 설립 중장기적 추진
이란에 철강공장 설립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하기로 했다.
이순형 회장은 "이란은 관심 있는 시장"이라며 "자동차용 철강제품 생산공장 설립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 자금사정과 미국·이란 간 정치적 이슈가 해소된 이후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남아시아와 유럽 진출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올해 안으로 태국과 독일에 세아베스틸 이란 사무소를 하나씩 둘 생각"이라며 "수요가 늘고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투자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 美, 韓 강관 관세폭탄 부과시 CIT 제소 등 검토
이순형 회장은 미국의 무역제재에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미국이 부당한 방법으로 한국산 강관에 높은 관세율을 부과하려고 한다"며 "미국무역법원(CIT)에 제소하는 등 강경 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세아그룹은 매년 32만톤(t)규모의 강관을 미국에 수출한다. 미국 상무부는 이달 중순 세아제강을 포함해 한국 강관기업이 수출한 제품에 반덤핑 관세율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북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무역마찰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축해 뒀다"고 설명했다.
세아그룹은 자동차, 기계, 조선, 건설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는 철강 소재 생산을 전문으로 한다. 고 이종덕 명예회장이 1960년 일본에서 중고기계를 들여와 세아제강의 전신인 부산철관공업을 설립한 게 효시다.
1988년 창원강업(현 세아특수강), 2003년 기아특수강(현 세아베스틸)을 인수하면서 회사 규모를 키워왔다.
지난 2013년 고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나며 동생 이순형 현 세아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