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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의 이름' 반부패극에 중국 들썩, 19차 당대회 헌정극?

기사등록 : 2017-04-1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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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2주 시청률 급상승, 조회수 19억뷰 돌파
광전총국 “19대 헌정드라마”, '최고의 극' 공안도 찬사
주요 시청자 80~90년대생 젊은층

[뉴스핌=홍성현 기자] 중국에서 반부패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人民的名義)’가 시청률 고공행진 속에 역대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월 28일 첫 방송된 ‘인민의 이름’으로는 정경유착, 공직자 부정부패 등을 다룬 리얼리티 드라마다. 부패척결을 강조한 시진핑 주석이 집권 2기에 돌입하는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방송돼 ‘19대 헌정극’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人民的名義)’ 포스터 <사진=바이두>

◆ 13년만에 돌아온 반부패극, 시청률 화제성 모두 잡아

“국가기관 공직자의 뇌물수수 사건을 시작으로 복잡하게 얽힌 정계 내막이 밝혀진다”

지난 3월 28일 첫 방송을 시작한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는 위챗 모멘트(朋友圈 카카오스토리와 유사), 웨이보 등 SNS를 도배하고, 드라마 내용을 모르면 어느자리서든 대화가 힘들어지는 이른바 ‘국민 드라마’ 대열에 올라섰다.

텔레비전 방송 시청률은 이미 2%(CSM 52개도시 기준)를 넘어섰고, 동영상 사이트 조회수는 지난 7일 기준 19억뷰를 돌파했다. 주 시청층으로 80~90년대생 청년들이 포진하면서 극 중 ‘표정부자’ 다캉 서기(우강(吳剛)역)의 캡쳐 사진도 이모티콘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극 중 ‘표정부자’ 다캉 서기(우강(吳剛)역)의 화면 캡쳐본이 중국 내에서 이모티콘팩으로 유행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최근 랑야방(瑯琊榜), 삼생삼세십리도화(三生三世十里桃花), 미미일소흔경성(微微一笑很傾城) 등 판타지, 사극 장르에 젊은 인기 배우가 가세한 드라마가 잠식하고 있던 중국 안방극장에 ‘반부패 드라마’라는 잊혀졌던 소재가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의 심미적 피로감을 해소해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민의 이름으로’는 지난 2004년 중국 정부가 반부패 드라마를 황금시간대에 방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조치를 취한 후 10여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정치드라마다. 2012년 집권 초기부터 반부패 척결에 심혈을 기울인 시진핑 주석, 그가 집권 2기에 돌입하는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올 가을 예정)를 앞두고 반부패 드라마가 방영되며 중국 당국의 어떤 의도가 깔린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얼마 전, 중국 광전총국(廣電總局)은 이 드라마를 ‘19대 헌정극’ 중에서도 첫번째로 추천했다. 중국 공안(公安)도 공식 웨이보에 ‘인민의 이름으로’를 언급하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중국 공안대학(公安大學)은 “공안 교육자료로 유용한 드라마”라고 평가했다.

◆ 신예배우와 대형 투자자 없이 성공, 원작소설도 불티

사실 ‘인민의 이름으로’의 제작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최근 중국 내 드라마 성공공식이라 할 수 있는 ‘신예 인기 배우, 판타지, 사극, 로맨스 드라마’ 중 어느 한가지 조건에도 부합하지 않는 터라 대형 자본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것. ‘의외의 성공’에 이 작품 투자를 거절했던 대형 제작사들로서는 후회가 막급할 상황이다.

결국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소형 제작사들이 투입됐다. 그 중에는 이전에 드라마 제작을 한번도 해 본 적 없는 회사도 있다고 전해진다. 드라마 제작자 겸 연출자인 리루(李路)감독은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과의 인터뷰 중, “촬영을 시작할 당시에도 2000만위안의 자금이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인민의 이름으로’는 높은 평점(8.8점, 더우반(豆瓣)기준)과 입소문을 타고 중국 전역을 휩쓸었다. 특히 이 드라마에 90년대생과 2000년대생들까지 열광한다는 사실에 주목할만하다. 스타 파워를 가진 젊은 인기 배우가 없고, 출연진이 모두 40대 이상의 중견배우로 구성됐음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운 스토리 구성으로 10대~20대의 시선까지 사로잡았다고 중국 매체들은 분석한다.

드라마의 인기를 타고 ‘인민의 이름으로’ 원작소설도 베스트셀러가 됐다. 단순히 잘 팔리는 정도가 아니라  매진 사태로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지경이다. 당당(當當), 징둥(京東) 등 중국 온라인 서점에서는 한 때 재고가 부족해 예약 판매를 진행하기도 했다.

전자책(e-book) 구입열기도 뜨겁다. 전자책 사이트 왕이윈웨두(網易雲閱讀)에서 ‘인민의 이름으로’ 전자책 다운로드 횟수는 1억7000만회에 달하며, 네티즌 리뷰는 2000여건에 이른다. 바이두 지수(百度指數)에 따르면, 인민의 이름으로 원작 소설 독자층은 주로 25~39세에 집중 분포돼 있으며, 그 중 30대가 51%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편, 드라마에 등장하는 정치인의 실제 모델이 누구냐에도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인민의 이름으로’ 리루 감독은 “원작 소설의 내용이 현실 정치와 매우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원작자 저우메이썬(周梅森)의 예지력과 생생한 묘사에 탄복한다”고 답했다. 인민의 이름으로 원작 내용은 마치 작가가 미리 알고 쓴 것 같이 ‘현실정치를 완벽히 재현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샹쥔보(項俊波)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 주석이 부패 혐의로 낙마하며 드라마가 현실로 재현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가 지난 2013년 이후 중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시진핑 지도부의 고강도 반부패 캠페인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표=홍성현 기자>

 

[뉴스핌 Newspim] 홍성현 기자 (hyun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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