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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핌=정광연 기자 ] KT(회장 황창규)의 '국내최초'배터리 절감 기술 상용화 선언을 놓고 SK텔레콤(사장 박정호)과 LG유플러스(부회장 권영수)가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보편화된 기술을 독자 서비스로 과장하고 있다는 주장에 KT가 기술 우위를 강조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보편화된 기술이 국내최초? “불필요한 고객 혼란 야기”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지난 1일부터 전국망에 적용한 ‘C-DRX’는 스마트폰의 통신기능을 주기적으로 저전력 모드로 전환, 배터리 사용량을 줄이는 표준 기술이다. 정지시 엔진을 멈춰 연비를 높이는 자동차 ‘에코모드’처럼 송수신 데이터가 없을때 네트워크 접속을 최소화해 사용자의 배터리 사용량을 줄여준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불만은 이처럼 표준화된 기술을 놓고 KT가 과도하게 국내최초를 홍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국현 KT 마케팅부문장이 국내 최초로 LTE 전국망에 적용된 배터리 절감 기술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심지혜 기자> |
실제로 SK텔레콤은 C-DRX 솔루션을 지난 2016년 5월 전국에 구축 완료한 상태다. 효율성을 감안해 인구가 가장 많은 수도권 등 주요 지역에서만 서비스 중이지만 2011년 10월 이후 출시된 스마트폰 중 갤럭시 시리즈 등 121종의 제품을 수도권에서 사용할 경우 배터리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이미 C-DRX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배터리 절감 효과보다 서비스 품질이 중요하다고 판단, 실제 사용은 하지 않고 있다. 고객 니즈가 높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사용이 가능한 수준의 인프라는 이미 구축했다는 입장이다.
양사 모두 이미 일반화된 기술을 놓고 KT가 ‘국내최초’를 주장하는 건 고객들의 오해를 유도할 수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전국망에 처음으로 적용한 것은 인정하지만 국내최초를 강조할 경우 마치 KT 가입자만 배터리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처럼 왜곡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와 기싸움을 하지는 의도는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KT 사용자만 배터리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라 SK텔레콤도 이미 수도권 등 주요 지역 사용자들에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력 우위로 통화품질 유지 “본질 흐리는 논쟁 멈춰야”
반면, KT는 C-DRX 사용시 발생하는 통화품질저하(데이터 유실)를 최소화해 전국망에 처음으로 적용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기술을 보유한 것과 그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입장이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국내 통신 인프라의 평균 데이터 손실률은 0.06%다. 미국(0.83%), 일본(0.34%), 캐나다(0.47%)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낮다. 통신품실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신규 서비스의 데이터 손실률도 0.06% 수준을 달성해야 한다. 0.01%만 차이가 나도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게 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KT는 최초 테스트 당시 0.14%에 달했던 C-DRX 데이터 손실률을 약 2년동안 테스트를 진행, 기술력을 업그레이드 시켜 0.06%로 끌어올렸다. 배터리 사용량을 최대 45% 늘리면서도 통화품질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수준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이통3사 로고. |
KT 관계자는 “데이터 손실율이 0.06%를 넘게되면 특정단말 재부팅이나 중계기 오류, 데이터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2015년부터 총 35차례의 테스트를 거쳐 0.06%를 달성한 후 처음로 전국 상용화를 결정했기에 국내최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T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문제제기가 오히려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명확한 수치로 서비스 품질 우위가 입증됐음에도 국내최초 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했다.
강국현 마케팅부문장은 “중요한 건 KT가 C-DRX의 전국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배터리 잔량을 걱정해야 했던 고객들의 불편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 단순히 통화 수단이 아닌 멀티미디어 플랫폼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고객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집중해달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