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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안랩, 자금운용 행보 '공격 앞으로'

기사등록 : 2017-04-2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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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위안화 예금→15년 전자단기사채→16년 원유→올해 현금'

[편집자] 이 기사는 4월 26일 오후 2시05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김지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최대주주로 있는 안랩의 공격적인 자금운용 행보가 눈길을 끈다. '2014년 위안화 예금→ 15년 전자단기사채 → 16년 원유 → 17년 현금보유' 등 해마다 화끈한 포트폴리오 교체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 매년 시장상황에 맞춘 포트폴리오 구성..."헤지펀드 수준 능가"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IT기업 안랩은 매년 200억~330억원 가량을 금융상품에 투자해왔다.

지난 2013년~2016년 안랩의 사업보고서 내 보유중인 만기보유금융자산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안랩은 2013년 4분기부터 1년동안 위안화 예금상품에 집중 투자했다. 2013년 안랩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투자금 220억원 중 무려 170억원을 위안화 투자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 가운데 150억원은 중국은행(BOC)과 공상은행을 통한 위안화 예금상품에 들어갔다. 나머지 20억원은 당시 원금보장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위안화 DLS(파생결합증권)에 투자가 이뤄졌다. 

2014년 중반 국내 지점을 둔 공상은행과 중국은행은 1년 위안화 정기예금 금리로 각각 3.25%, 3.20%+α(알파)를 제시했다. 이 시기 공상은행은 1년새 0.7%나 정기예금 금리를 올렸지만, 국내에서는 기준금리가 2%로 떨어지면서 시중은행의 예탁금리도 가파르게 하락했다.

2014년 한국은행은 8월과 10월 두 번에 걸쳐 각각 0.25%p씩 금리인하를 결정해 기준금리가 2.00%까지 낮아졌다. 더욱이 안랩은 중국 위안화 투자에서 환손실도 거의 보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는 위안화 절하가 본격화되기 전으로 상품 가입시점과 만기시점의 위안화 환율은 큰 변동없이 달러당 6.10위안대가 상당기간 유지됐다.

안랩은 같은해 '14개기업 CDS ABCP'에도 투자했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CDS ABCP(신용부도스왑 자산담보부 기업어음)는 쉽게 말해 부도가 안나면 이자를 받는 것"이라며 "CDS ABCP는 상품내 기업이 한 개라도 부도가 나면 휴지조각이 되기 때문에 1개 기업이나 2개 기업을 묶은 싱글네임(Single name) 또는 투네임(Two name) 상품이 안정적이다. 그런데 '14개기업 CDS ABCP'에 투자했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투자를 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제 기억으로 이 시기 CDS ABCP 상품이 처음 나왔고, 당시 시장 규모가 4000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금융회사도 아닌 일반 소프트웨어업체인 안랩이 이 시기에 '14개기업 CDS-ABCP'에 투자했다는 사실이 굉장히 놀랍다"고 말했다.

2015년에는 ABSTB(전자단기사채)에 집중투자했다. 2014년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투자금 239억원 가운데 '엠스퀘어송도ABSTB' 등 189억원에 투자했다. 서영민 신한금융투자 신당지점 PB팀장은 "당시 시중금리가 최저상태에서 상대적인 고금리 상품인 ABSTB는 고액 자산가들이 찾는 상품이었다"면서 "당시 미국 금리인상 얘기가 꾸준히 나와 장기금융상품에 대한 회피 분위기 속에 3개월물인 ABSTB가 인기를 모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5년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9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결정했다.

IB업계 다른 관계자는 "안랩의 경우 대부분 건설사 PF ABSTB에 투자했는데, 당시 GS건설 회사채나 CP 등이 3.3%였다면 ABSTB는 4%대였다"면서 "발행사 입장에선 부채가 회계상 기록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투자자 입장에선 건설사가 보증해 안정적이라는 것 때문에 고액자산가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던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STB는 정기예금, PF, 매출채권, 대출채권 등 4가지로 구분되는데 PF ABSTB의 금리가 가장 높다"고 덧붙였다.

안랩은 지난해 원자재 투자에 나서며 다시 한번 수완을 발휘한다. '삼성증권 DLS 1097'과 '미래에셋증권 DLS 142'에 8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DLS는 원유 등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2월 WTI(서부텍사스중질유) 선물은 배럴당 26.21달러를 기록한 뒤 연말에 50달러까지 수직상승했다. 국제유가 26달러대는 2004년 이래 최저가격이다.

더욱이 이 시기 '교보Tomorrow사모증권'에도 20억원의 투자를 병행했다. 이 펀드는 교보악사가 운용중인 사모펀드로 코넥스 시장에 투자하거나 코넥스에 진입하는 벤처에 투자한다. 최근 3년 수익률은 15.47%를 기록했다.

올해 포트폴리오는 미국 금리인상 시기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안랩은 ABSTB에 180억원, MMDA에 140억원을 투자했다. 김 대표는 "전체 포트폴리오를 보면 금리상승 우려가 반영된 단기운용으로 볼 수 있다"면서 "특히 1년 정기예금이 아닌 이율이 낮은 7일짜리 MMDA에 투자한 것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면서 새로운 투자기회를 엿보는 것 같다. 이는 어지간한 헤지펀드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안랩의 지분 18.57%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안 후보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9.99%를 자신이 설립한 '동그라미재단'에 증여해 지분이 줄었다. 현재 동그라미재단은 안랩의 2대 주주이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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