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해리 해리스 미군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27일(현지시각) 한반도 위기가 사상 최악의 상태라고 지적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중국이 북한에 추가 핵실험을 하면 독자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다고 전했고, 한·미 합참의장은 전화통화를 갖고 철통 같은 연합방위태세를 재확인했다.
한국·미국·일본 합참의장이 지난해 10월 1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3국 합참의장회의를 열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공조방안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이순진 합참의장,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 가와노 가쓰도시 일본 통합막료장,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사진=합참 제공> |
AP통신과 폭스뉴스 등은 이날 해리스 사령관이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핵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려 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한반도 위기는 현실(real)이다. 내가 본 최악의 위기"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정보 당국 내에서는 김정은이 오늘 또는 곧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리라는데 다소 의심이 있지만, 나는 그가 진짜로 그런 능력을 갖게 될 것이며,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 한반도 위기를 1960년대 쿠바 미사일 사태와 비교하는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두 위기를 비교할 상황은 아니다"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쿠바 미사일 위기 해결의 핵심은 "신뢰할 수 있는 전투 역량"이었다며 "(자신의 역할은) 북한 정권의 도발에 대응해 신뢰할 수 있는 전투 역량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나는 대통령이 결정할 옵션들을 제한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북한이 남한과 미국을 겨냥할 수 있는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북한은 미국 안보의 가장 임박한 위협이며, 호주와 남한, 미국을 타격하기 위해 (미사일) 발사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핵·미사일 개발에) 진전을 이루고 있다. 모든 국가들은 이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왜냐면 북한의 미사일은 모든 방향을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대로 내버려두면 호전적인 수사에 걸맞은 (미사일)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대북정책과 관련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거듭 밝힌 점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김정은이 정신을 차리기를 바란다. (미국은) 만약 필요하다면 오늘 밤 당장 싸울 수있는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북한의 현재 상황에 중국이 책임이 있다"면서 "중국으로부터 보다 많은 움직임, 긍정적인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북압박 효과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낙관하며 기대한다"면서도 "아직은 말하기 너무 이르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전날 청문회에서는 경북 성주골프장에 전격 반입한 주한미군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와 관련해 "사드 체계를 수일 내 가동할 수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틸러슨 "중국이 북한에 '추가 핵실험시 제재' 경고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미국 보도채널 폭스뉴스 '브렛 바이어의 스페셜 리포트'에 출연해 "중국이 북한에 더는 핵실험을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며 중국이 북한에 추가 핵실험을 하면 독자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중국이 북한에 추가 핵실험을 하면 중국이 자체적인 제재를 가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중국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언제 북한에 경고한 시점이 언제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또 "우리는 중국에 많은 요청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심각한 위협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중국의 의지를 시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정권 교체나 붕괴를 추구하지 않으며 대신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앞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난 24일 "북한이 예상대로 6차 핵실험을 한다면 상황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될 것"이라며 "모든 당사자는 결과를 감내야 할 것이고, 특히 북한은 가장 큰 손실로 고통받을 게 틀림없다"고 경고했었다.
◆ 한·미 합참의장 전화통화…"철통 같은 연합방위태세 재확인"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이순진 합참의장이 28일 오전 7시 조지프 던포드 (Joseph F. Dunford Jr) 미국 합참의장과 약 35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어떠한 전략적·전술적 도발에도 한미가 긴밀한 공조하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철통같은 연합방위태세로 북한의 도발의지를 꺾어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금번 한미 연합 해상훈련과 미시간 핵추진 잠수함의 한반도 전개는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가 얼마나 확고부동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해준 던포드 의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던포드 의장은 "미 항공모함·이지스함이 참가하는 연합·합동 해상훈련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북한 김정은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될 것이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방어를 위한 확고한 안보공약 현시로 대북 압박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합참은 "양국 의장 간 이번 공조통화는 올해 들어 3번째로 한미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도 공고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북한의 도발 억제와 도발시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한미동맹의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