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미국 트럼프 정부의 과감한 세제 개혁과 같이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투자등급 회사채가 가장 매력적인 투자 상품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정크본드와 투자등급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가 2.4% 포인트 수준으로 지난 10년 평균 4.2%보다 좁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는 지적이다.
채권분석가들은 미국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트럼프 세제개혁이라는 리스크를 감안하면 정크본드는 값이 너무 올랐다고 본다. 세제개혁으로 이자비용 세제혜택이 없어지면 기업들이 차입의존도를 낮추겠지만 정크본드 발행 기업은 그 과정에서 큰 리스크에 노출될 것으로 관측된다.
2일 월가 금융지 배런스와 포브스 등에 따르면, 국채처럼 핵심적이지는 않지만 또 정크채처럼 고수익을 가져오지도 않아서 간과하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투자등급 회사채가 지금 처럼 불확실성이 많은 시기에 좋은 투자 대상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정책에 대한 비관과 감세정책 등으로 성장을 촉진시키는 기대감의 가운데 있는 현재 회사채는 가장 완벽한 투자선택이라는 것이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 투자등급 회사채만한 상품 없어
양극단의 시나리오로 보면, 우선 선진국 경제가 저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 그리고 낮은 이자율이라는 뉴 노멀에 머물러 있는 경우에 비록 정크 본드보다는 못하지만 회사채를 능가하는 수익률을 주는 다른 투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반대로 미국 경제가 상승세를 탄다면 회사채는 최고의 투자된다. 왜냐하면 의회가 감세로 낙관론을 지지하고 이자율을 높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자비용에 대한 세제혜택이 없어짐에 따라 정크 본드 발행회사는 힘들어져 리스크가 높아진다. 따라서 회사채가 가장 좋은 성과를 나타낼 것이다. 이미 각각의 수익률도 변하고 있다. 지난 12개월간 정크는 13.9%, 국채는 마이너스 0.2%, 회사채는 3.5% 였다. 올해들어 이는 각각 3.75%와 1.32% 그리고 2.18%로 변했다.
이런 맥락에서 펀 매니저들은 벌써 전략 수정을 시작했다. 콜롬비아 쓰레드니들의 전략 채권펀드에서 회사채 투자 규모는 최근 정크본드를 능가했다. 이는 200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콜롬비아 쓰레드니들의 젠 타누쪼 매니저는 "리스크가 큰 투기등급 회사채는 이제 그 만큼의 값어치를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평균 4.2% 포인트였던 정크본드와 회사채간의 스프레드가 최근 2.4%포인트로 좁아졌다. 경제상황이 악화되면 이 스프레드는 확대된다. 타누쪼는 지금 상황에서 스프레드가 지나치게 좁아졌다는 입장이다. 정크본드 값이 너무 비싸졌다는 의미다.
타누쪼 매니저는 "앞으로 세제개혁으로 이자비용이 세액공제에서 제외되면 궁극적으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줄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신용위험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포브스지도 최신호에서 마찬가지로 법인세율 인하와 함께 신규 발행 회사채 이자 지급분에 대한 세액공제가 없어질 것이라며, 신용도가 양호한 회사의 경우 차입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반면 수입업체나 부채비율이 높은 회사의 경우 오히려 재무상태 악화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했다.
구체적으로 기술업, 제약업, 석유-가스업, 금속-탄광업, 통신업이 수혜업종이고 소매나 자동차, 자동차부품, 부동산리츠 등은 리스크가 커지는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포브스지는 큰 그림은 이렇다 할지라도 구체적인 감세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에 유의할 것을 권고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