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중국의 5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10년물을 능가해 주목된다. 금융당국이 재테크 상품 운용에 대한 규제를 시작하면서 발생한 이 같은 수익률 역전은 1.7조달러(1914조원) 규모의 국채 시장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날 중국 5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3.71%로 10년만기 국채 수익률 3.68%를 0.03%포인트 높게 형성됐다.
이는 중국이 국채 수익률을 기록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 발생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의 규제 탓으로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수익률 역전 현상은 장기 인플레이션이나 경제 성장이 기대를 못미칠 것이라는 시각이 시장을 지배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채도 지난 2006년과 2007년에서 이 같은 수익률 역전을 보였다.
하지만 중국 국채의 이번 수익률 역전은 좀 다른 측면을 보인다. 비록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이전에 비해 동력을 잃었지만 그렇다고 디플레이션이나 경기침체를 전망하는 전문가는 없기 때문이다.
중국 야오지자산운용의 왕밍 파트너는 "이 같은 비정상적인 수익률 역전 현상을 해석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면서 그 해답을 당국의 규제정책에서 찾았다.
최근 당국은 그림자 금융을 통제하면서 재테크 상품 운용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2007년 720억 달러 정도이던 재테크 상품 판매액은 2017년 1분기에는 무려 4.2조달러로 늘어났고, 그 규모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3에 해당한다고 무디스는 추산했다. 또 금융권에서 지나치게 높게 제시한 수익률 달성을 위해 차입(레버리지)을 늘리고 자금을 주식이나 원자재 등으로 집중하면서 전반적인 리스크가 높아졌다.
이에 당국은 단기차입 금리를 높였고, 그 결과 국채가 시장으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연기금 등의 수요가 많은 10년물은 오히려 영향을 적게 받은 반면 5년물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익률이 더 많이 오른 것이다.
중국상업은행의 리우 동리앙 선임애널리스트는 "이번 수익률 역전은 채권 시장의 가격 체계를 흔들어 놨다"면서 "5년짜리가 수익률이 올라갔지만 적극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가 없고 이는 채권 시장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