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박지원 대표 등 지도부가 총사퇴한 국민의당의 미래는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내부에서 '파열음'을 내며 크게 휘청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주승용 당대표 권한대행이 바른정당과 통합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박지원 전 대표는 이를 강하게 반박하며 지금은 자강할 때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주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 부대표단과 주요 당직자 회의 후 "바른정당과 통합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며 "저는 바른정당과 통합해서 60명 정도 되면 캐스팅보트할 수있고 우리나라 국회 운영에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전 대표와 일부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바른정당과 통합 여부는 지금 거론할 때가 아니다"며 "지금은 자강할때로 국회에서 연합과 연대는 필요하더라도 통합은 아니다"고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새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새 지도부 출범 후에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못박았다.
유성엽 의원도 이날 원내대표 출마선언 뒤 "당내에서 선거 전 바른정당과의 연대, 연합 주장이 나왔는데 대선이 끝나고 상황이 바뀌었다"며 통합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다만 유 의원은 "바른정당과 협치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선 자유한국당과도 협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전날 박 대표 등 지도부의 총사퇴를 의결하고, 오는 16일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국민의당이 빠른 수습을 위해 지도부 개편에 나선 것이다.
선출된 차기 원내대표는 당 정상화를 위해 곧바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년 상반기 지방선거를 대비한 전당대회 준비에 나서게 된다. 이번 대선에서 당 기반인 호남지역에서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한 국민의당은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민의당 주승용 대표 권한대행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 부대표단 및 주요 당직자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주 당대표 권한대행은 "지난해 호남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금년엔 이유가 어떻든 간에 지난해 비해 절반밖에 지지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철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협치를 강조하며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가 120석에 불과하다. 과반까지는 31석이 부족한데 개혁을 위한 입법 통과를 위해선 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선에서 총괄선대본부장직을 맡았던 송영길 의원은 전날 TBS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당도 원래 저희와 같은 뿌리이고 개혁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분이 많기 때문에 대선 전부터 일관되게 국민의당,정의당 같이 연정해야 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정치권 안팎에선 향후 국민의당을 포함한 몇몇 야당 의원들이 지방선거 향후 공천 등을 감안해 민주당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여당 한 관계자는 "지지를 많이 받는 정당에서 다음 지방선거나 총선때 공천 받아야 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물론 무턱대고 옮긴다고 공천받는 것도 아니어서 일부 의원들이 각자의 셈법에 따라 고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