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스포티파이 등 유럽 인터넷 기업들이 애플과 구글 등 미국 기술기업들에 반기를 들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기술기업들의 영업 방식에 대한 불만 제기를 수용한 유럽연합 규제당국이 전자상거래 영업방식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규제당국은 경쟁을 저해하는 담합 관행을 당장 철회할 것을 경고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각) 비즈니스인사이드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이 경쟁에 반하는 행위를 하고 있는 몇몇 기업들의 영업 방식에 대해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EU 경쟁위원회 조사위원 마그렛 베스타져는 "전자 상거래 시장에서 몇몇 기업들의 영업 관행이 EU에서 상품 유통을 제한하므로서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막고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기회도 박탈한다"고 말했다.
EU는 유럽에서 디지털 및 전자상거래(e-commerce)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단일 디지털 시장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 2년간 전자상거래에 대한 반독점 행위를 조사해 왔다.
28개 회원국 1900여 회사에 대해 8000건의 계약을 검토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 매매와 해외 상거래를 방해하는 상거래 관행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EU경쟁위원회는 반독점 행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3개의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고 망고, 외쇼, 풀앤베어, 도로시 퍼킨스, 폽맨, 만프로토 등 7개 소매기업에 대해서는 시정 조치를 취했다고 파이낸셜타임즈는 전했다.
◆ 무엇이 문제인가...공급지역 제한 및 가격 조정
페이팔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국가들의 전자 상거래에서 개인소비자들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 50% 이상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은 정해진 판매자에게만 제품을 공급해 이베이와 같은 전자 상거래 업자가 취급할 수 없도록 하는 유통 왜곡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유통부문에 영향력이 강한 제조업체들은 심지어 판매가격까지 좌지우지하고 일부 외국에 대해서는 상품 공급을 하지 않아 해당국가의 소비자 후생을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비디오 게임, TV쇼, 음악 등 디지털 콘텐츠의 경우 60% 이상의 공급자가 저작권자와 공급지역(국가)를 제한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공급자는 이런 지역차별을 통해서 다른 가격을 부과해 온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주 유럽 디지털 콘텐츠 업체 스포티파이 등은 음원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고 있는 미국 경쟁자들을 EU경쟁위원회에 제보한 것으로 지난 8일 포브스는 보도했다.
포브스는 미국 경쟁회사 이름은 적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지만 미국의 구글과 애플을 염두에 둔 것이라 풀이했다.
이런 문제에 대한 EU의 대응은 우선은 EU지역에 적용되겠지만, 그 여파는 전세계적으로 퍼질 것으로 관측된다.
DHL에 따르면 오는 2020년이면 전자상거래 규모가 900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경쟁당국의 조처로 만일 중국 소비자가 전자 상거래를 통해 EU국가의 제품과 콘텐츠를 구입한다면 EU경제에도 큰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