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광수 기자] "1차 테스트가 끝난 지 한달이 다 됐는데도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이 없어 손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Robo Advisor)에 대한 안정성 및 역량을 검증하는 1차 테스트베드가 끝난 지 한달. 하지만 관련업체들은 여전히 금융위 입만 바라보는 상황이다. 합격통보 이후 향후 일정, 마케팅 활용 방안 등 금융위의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액션을 취할 수 없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전문인력 개입 없는 운용 허용 ▲테스트베드 결과 마케팅 활용 허용 ▲온라인 보고서 허용 등을 테스트베드 통과 혜택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2차 테스트베드 서류 접수가 끝나고 사전 심사에 들어간 상황인데, 1차 통과 업체들은 향후 일정에 대해서 통보받은 게 없다"며 "특히 당국에서 얘기해왔던 통과 혜택은 언제부터,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 건지 등 모든 게 의문"이라고 토로한다.
테스트베드의 실제 운용주체인 코스콤 관계자도 "비대면 일임이 허용되지 않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게 테스트베드의 주요 혜택이라 볼 수 있겠지만 활용안에 대해선 아직 (금융당국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전달받은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 로보어드바이저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유선으로 테스트베드 통과 여부만 전달해줬다"며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 일단은 앞서 금융기관을 통해 내놓은 일임 상품에 한해서만 마케팅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자체 해석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전문인력 없는 운용 허용 여부에 대한 사실도 정확히 알고있는 업체들이 많지 않았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돼야 가능한 것으로 아는데, 아직 시행령이 개정됐다는 말을 (당국으로부터) 들은 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지난 8일 금융투자업이 개정되면서 자문이나 일임 라이선스가 있는 업체에 한해 전문인력 개입 없는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이 허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2일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된데 이어 8일 금융투자업 개정까지 완료하면서 테스트베드 통과 업체에 대해서 일임을 허용하고 있다"며 "개별 통보하진 않았지만 관련 업체들은 인지하고 있을것"이라고 답했다.
금융위는 마케팅 활용안에 대해서도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금융투자협회에 광고심의를 받는 과정에서 협의를 하면 된다.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달라는 직접적인 요구를 받은 바도 없고, 만들 계획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당국의 무관심 혹은 소극적인 스탠스가 결과적으로 적극 마케팅에 나서야 할 초기 시장을 다운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새롭게 시도되는 비즈니스인만큼 정부 역시 남의 일로 치부하지만 말고 적극적인 자세로 애정어린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테스트베드 1차 통과 업체들은 늦어도 연내에 통과 알고리즘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관련 상품이 출시되면 현재 운용되는 테스트베드 센터처럼 투자자에게 각 알고리즘 운용 현황을 공시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