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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어디 숨은 고수 없을까...전문가 매칭앱 '숨고'

기사등록 : 2017-05-1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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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과외·프로젝트 전문가·청소도우미 등 고수 4만명
美 엑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 합류
김로빈 대표 "성장에 한계 없어"

[ 뉴스핌=성상우 기자 ] # 직장인 정동진(가명)씨는 최근 스쿠버 다이빙의 매력에 빠졌다. 취미생활로 제대로 배워보려 레슨 강사를 찾아봤지만 쉽지 않았다. 스쿠버 다이빙이 대중적인 레슨 과목이 아닌데다 각종 커뮤니티와 웹 게시글을 일일이 찾아다녀야했기 때문이다. 지인 소개로 가입한 '숨고'에선 몇가지 정보를 입력하자 반나절만에 '고수(스쿠버 다이빙 강사)' 5명의 프로필 및 견적서가 도착했다.

숨고는 '숨은 고수'라는 의미의 각 분야 전문가와 이용자간 매칭 서비스로, 이용자의 요청이 있을때마다 대응하는 온디멘드(On Demand) 방식의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이다. 2015년 9월부터 웹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2월 구글 안드로이드 앱(응용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숨고 앱 사용 화면 <사진=숨고 앱 캡쳐>

이용자는 숨고의 모든 검색 및 중개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 레슨을 비롯해 퍼스널트레이너(PT), 웨딩플래너, 보컬·댄스 레슨, 웹개발 전문가, 청소도우미, 케이터링, 파티 디제이(DJ), 애견돌보미 등 찾을 수 있는 전문가 영역의 범위도 방대하다.

주당 희망 레슨 횟수, 장비 소지 여부, 거주지, 원하는 레슨 방식 등을 입력한 요청서를 작성하면 고수들로부터 견적서 5건을 받을 수 있다. 이 중 가격, 시간대, 장소, 전문가 특성 등 이용자가 원하는 견적서를 채택하면 된다.

이용자뿐만 아니라 기능 제공자인 고수들에게도 유용하다. 보유 역량 및 재능 기반의 1인 서비스 창업을 통해 생계를 꾸리려는 사람들에겐 최적의 영업 공간이다. 시간, 비용, 고객 확보 수준 등 모든 면에서 까다롭고 비효율적인 영업활동을 해야하던 이들에게 통합 매칭 플랫폼이 생긴 셈이다.

서비스 이용자에게 보내는 견적서 한 건당 1000원 가량의 '크레딧'만 지불하면 된다. 다른 비용은 들지 않는다. 견적서 도달률 및 매칭 성사율도 높아 다른 채널을 통해 직접 이용자를 찾는 것보다 빠르고 효율적이다.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높다. 대중적이지 않은 분야의 전문가를 찾을때 인맥을 동원하지 않아도 되고 시간과 비용부담이 사라진다는 것이 공통적인 평가다.

숨고 창업자인 김로빈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미국에서 태어나 대학교까지 졸업하고 한국에 온 김 대표는 국내에 '서비스·소비자 연결 플랫폼'이 없다는 점을 발견했다. '홈조이', '썸테크' 등 당시 실리콘밸리에서 활성화됐던 서비스 연결 플랫폼을 국내에 구축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 2014년 12월 강지호 최고제품책임자(CPO)와 김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 3명의 공동창업자 체제로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직원수는 14명이다.

김 대표는 "당시는 한국에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배급되던 시기였고 '배달의 민족' 등 음식 배달 플랫폼도 활성화되던 시기라 서비스 연결 플랫폼을 구축하면 사업성이 있을 거라 판단했다"고 회상했다.

플랫폼 구축 과정에서 핵심은 충분한 수의 '고수 확보'였다. 이용자가 어떤 영역의 서비스를 요청하더라도 이에 대응할 수 있어야 했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 서비스 출시 전후 2~3개월 간 고수들에게 연락 및 방문해 협상하는 과정을 직접 수행했다.

숨고의 수익원은 '크레딧'이 유일하다. 고수들이 이용자에게 견적서 1건을 제공하기 위해 구입하는 크레딧으로 1건 당 1000원 수준이다. 이 외에 고수 및 이용자들에게 부과되는 비용은 없다. 지난달 고수들이 이용자들에게 제공한 견적서는 약 5만건이다. 이를 통해 추정한 숨고의 월 매출은 5000만원 수준이다.

김 대표는 "수익원이 부족해 보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이런 방식이 좋다"며 "전문가를 더 많이 섭외하고 서비스 종류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다. 진입장벽을 낮추고 회사에서 부과하는 비용이 최소화돼야 플랫폼의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로빈 숨고 대표 <사진=성상우 기자>

현재 숨고에 등록된 고수의 숫자는 약 4만명이다. 가입자는 약 20만명이며 이들이 요청한 견적 수는 2만여개다. 400여 종류의 서비스 영역에서 고수들이 요청을 기다리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말까지 서비스 종류를 1000개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며 "4만명 수준인 고수들 숫자도 15만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숨고는 현재 시장 조성 단계인 서비스 연결 플랫폼의 사업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벤처투자업체(VC) 본엔젤스로부터 4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지난 3월엔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육성기관인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에 국내에서 4번째로 합류했다.

와이콤비네이터는 미국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대표 창업투자사다.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드롭박스' 등 유수의 글로벌 유니콘 기업들이 이곳 출신이다.

김 대표의 최종 구상은 '공정한 마켓플레이스'다. 이해관계가 맞는 개인들이 모여 자유롭고 공정하게 거래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 대표는 "매출 목표를 숫자로 정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적인 가이드 목표치는 있지만 밝히고 싶지 않다. 5년 후 우리 기업가치는 한계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미국 스타트업 '썸테크'의 경우 기업가치가 1조에 달하는데 우리가 이 회사를 따라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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