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연 기자] 중국 자본이 세계 스마트폰 칩 95%를 설계하는 영국 칩 설계회사 ARM과 손잡고 광둥성 선전에 개발 판매 합자사를 세운다. 세계 칩 핵심 지식재산권(IP) 개발을 주도하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ARM은 칩 설계에 필요한 핵심 IP와 기술 지원, 교육을 담당할 방침이다.
15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허우안혁신펀드(厚安創新基金)와 ARM은 합자사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14일 체결했다.
합자사는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스마트 기기 및 사물인터넷(IoT) 업체 등을 대상으로 칩을 설계하고 판매할 계획이다.
아직 MOU 체결 단계이기 때문에 양사의 구체적인 지분율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합자사의 지배회사는 중국 허우안혁신펀드라고 차이신은 설명했다.
허우안혁신펀드는 앞서 1월 중국투자공사(CIC), 실크로드펀드, 테마섹, 선전선예그룹(SHUM YIP), Hopu Investment(厚樸投資), ARM이 공동 조성한 미래 먹거리 투자 사모펀드다. 자금 규모는 8억달러로, 펀드 운영은 Hopu Investment와 ARM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
팡펑레이(方風雷) Hopu Investment 회장은 합자사 MOU 체결식에서 “ARM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합자사를 중심으로 중국표준(차이나 스탠다드)의 인터넷, 클라우드컴퓨팅, 인공지능 등 영역의 특허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칩 설계회사 ARM이 중국 선전에 합자사를 설립한다. <사진=바이두> |
ARM의 사이먼 시거스(Simon Segars) CEO는 14일 차이신과 인터뷰에서 “중국 파트너사들이 합자사에서 개발한 칩 기술을 자국산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합자사 내부에 현지팀을 따로 구성해 중국 파트너사와 보다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1990년 설립된 ARM은 현재 삼성, 애플 등 전 세계 스마트폰의 95%에 탑재되는 칩을 설계하고 있다. ARM이 설계도를 만들면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이를 구입해 필요한 칩을 생산하는 식이다.
ARM은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2016년 7월 320억달러(약 36조원)에 인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본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 규모 중 최고 액수다.
손정의 회장 또한 ARM 합자사 MOU 체결식에 참석했다.
손 회장은 “합자사 설립으로 차세대 중국 엔지니어를 육성하고 신기술을 개발해 전 세계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성공은 세계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자국 ICT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해외 기업의 중국 진출을 규제하고 있다.
ARM처럼 중국에 합자사를 세우되 지배회사는 중국 기업인 케이스는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웨스턴 디지털, HP, 퀄컴 등 다양하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