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범준 기자] '소녀상 지킴이' 숙명여대 학생 김샘(24)씨가 벌금형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같이 재판을 받은 유모씨는 벌금 50만원, 다른 유모씨는 30만원을 각각 선고 받았다.
일본대사관 무단침입 및 피켓시위로 재판에 넘겨진 '소녀상 지킴이' 숙명여대 학생 김샘(24)씨가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 선고기일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응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재판장 김지철)은 25일 "피고인들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정당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다만 일본군 위안부 합의와 국정교과서에 대한 부당성은 꾸준히 논의되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사적 이득을 취하기 위함이 아니라 부당성을 알리려고 한 점, 폭력시위로 나아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선고 직후 김씨는 "유죄 판결은 유감이지만 (검찰의) 구형보다 훨씬 축소됐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은 날 재판을 받게 됐는데, (스스로가) 떳떳하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요구를 전혀 수렴하지 않은 지난 2015 한·일 합의의 주역은 지난 박근혜 정부"라면서 "아직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피해자들을 위해 정당하게 행동한 사람은 과연 누구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김씨의 변호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이선경 변호사는 "이 사건 일부 집회의 경우, 당시 경찰서 유치장에 있던 김씨가 주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법원은 김씨가 '평화나비' 대표라는 이유로 모든 집회를 주도했다며 유죄로 인정했다"면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다투기 위해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나비'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돕기 위해 결성된 대학생 단체로, 김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김선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공동대표 역시 "정당행위를 한 학생들에게 칭찬은 못해줄망정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폭처법(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을 부당하게 적용했다"며 법원의 판결을 비판했다.
소녀상 지킴이 숙명여대 학생 김샘(왼쪽에서 두번째)씨가 25일 재판 선고 직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김선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김범준 기자 |
김씨 등은 지난 2014년 농민대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에 연행돼 처음 기소됐다. 2015년엔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며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을 점거하는 기습 시위를 벌였다가 추가 기소됐다.
이후 2015년 12월 28일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 발표 사흘 뒤인 31일, 30여명의 대학생과 함께 일본대사관에 무단 침입하고 무효를 주장하는 기습 피켓시위를 벌이다가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또 소녀상 옆에서 농성하며 기자회견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각각 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1년6월을 구형했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