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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못 올린 OPEC, 헤지펀드 움직였다

기사등록 : 2017-05-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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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거래자 순매수 20% 증가..올들어 최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연장 합의에도 국제 유가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투기거래자들의 포지션에서 강한 낙관론이 포착됐다.

최근 한 주 사이 헤지펀드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순매수 포지션이 20% 급증한 것. 미국 셰일 업계의 생산 확대를 빌미로 WTI가 하락 압박을 받고 있지만 투기거래자들 사이에 배럴당 50달러가 지지선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해석이다.

원유 <사진=블룸버그>

29일(현지시각)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한 주 사이 WTI에 대한 헤지펀드 업계의 순매수 포지션이 무려 20% 급증했다.

순매수 포지션은 가격 상승 베팅과 하락 베팅의 차이를 의미한다. 직전 4주 사이 순매수 포지션이 50% 급감한 만큼 지난주 급반전에 더욱 의미가 실린다.

유가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는 0.2% 가량 내리며 배럴당 49.7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셰일 업계의 생산이 향후 유가에 직접적인 변수라는 의견이 힘을 얻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헤지펀드의 베팅이 5주만에 급반전한 데 주목하고 있다.

토론토 도미니언 은행의 바트 멜렉 상품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OPEC이 북미 지역의 원유 수출을 대폭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 재고 물량이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며 “여기에 여름철 계절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유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세계 원유 업계와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인 미국 원유 재고는 5년 평균치를 웃도는 상황이다.

지난 25일 OPEC이 감산 연장에 합의했지만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고무시키거나 유가를 끌어올리는 데 역부족이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달 1일 발표되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원유 재고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이를 통해 OPEC 회의 이후 유가 약세가 합당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

악시트레이더의 그렉 맥케나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원유 시장의 향방은 당분간 원유 재고 추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OPEC의 예상만큼 감산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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