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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안심택배함 불티…소비의 ‘판’ 바꾼 520만 1인가구

기사등록 : 2017-05-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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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중 하나 1인가구, 2045년 40% 육박
1인 가구 늘어나니 방범·편의용품 유행
유족 수혜 종신보험 글쎄, 실손 상한가

[뉴스핌=김범준 기자] '1인 가구' 500만 시대.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에 따르면 전국 1911만1731가구 중 1인 가구수는 521만1133가구로 27.3%에 달했다. 지난 2010년 대비 약 106만 가구가 증가했으며, 1990년 9%대 비중에서 25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1인 가구 증가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우리나라 가구구조 변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1인 가구수가 2045년에는 무려 36.3%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 [통계청]

1인 가구의 혼인상태는 미혼이 약 228만6000명(43.9%)로 가장 많았고, 사별 145만1000여명(27.9%)과 이혼 84만5000여명(16.2%)이 그 뒤를 이었다.

원룸(방 1개 주택)에 거주하는 1인 가구는 215만2776명, 투룸은 171만9816명으로 전체 1인 가구 중 74.3%(387만2592명)가 소형 주택에 거주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미혼'에 '소형주택'에 거주하는 1인 가구가 트렌드 아닌 트렌드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내수 시장의 소비자 행태 역시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1인 가구' 시대 '방범·편의용품' 인기

'혼밥(혼자서 밥먹기)·혼술(혼자서 술마시기)·혼공(혼자서 공연보기)'뿐만 아니라 1인 가구 라이프 사이클에 맞는 가구와 소품 역시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대표적으로 각종 온·오프라인 생활매장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모형 CCTV'와 가정용 '무인 안심 택배함' 등을 들 수 있다. 미혼 1인 가구 증가세에 따라 혼자 사는 여성 역시 많아지면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관 밖과 집 안에 모형 CCTV를 부착했다는 직장인 박모씨(26·서울 마포구)는 "진짜 CCTV처럼 LED램프가 깜빡인다"면서 "단돈 몇천원만 투자하면 심리적 안정뿐만 아니라 실제 범죄로부터 예방도 된다"고 말했다.

방범용 모형CCTV(왼쪽)와 셔츠 카라 오염 방지 소품 [다이소아성산업]

'카라 가드'는 1인 가구의 '귀차니즘'을 덜어줄 용도로 최근 발명된 아이템이다. 매일 정장 차림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이라면 때가 쉽게 끼는 셔츠 카라 세탁이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을 것이다. 카라 가드는 셔츠나 블라우스의 카라나 소매 끝 등 오염이 잘 되는 부위에 간편히 붙이기만 하면 된다.

소형 주택에 주로 거주하며 짐이 그리 많지 않은 1인 가구를 위한 '원룸 이사'도 유행이다. 1톤 트럭을 사용하는 일종의 용달 개념인데, 짐이 많지 않고 가까운 거리는 5만~10만원 정도다. 비용을 조금 더 추가해 30만~40만원 수준이면 포장과 청소까지 다 해주는 '원룸 포장이사'도 가능하다.

구입 비용이 비싸고 관리가 어려운 비데, 정수기, 자동차 등의 렌탈서비스도 인기다. 심지어는 명품백을 대여해주는 곳도 있다.

◆ '종신보험' 하한가, '실손보험' 상한가

보험업계는 인구구조가 변화하고 1인 가구가 확대되면서 생명보험사의 주력상품 중 하나인 종신보험의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게티이미지뱅크]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현재 종신보험에 가입한 비율은 23.3%지만 향후 가입 의향률은 10%에 불과했다. 종신보험은 피보험자가 사망한 뒤 유족의 생활보장을 제공하는 상품인데, 혼자 살 경우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또 1인 가구는 낮은 소득수준으로 인해 보험금 납입액이 적은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도 파악됐다. 신규 가입 보험의 희망 납입액은 월 10만원 미만이 58.9%로 가장 높았다. 결국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종신보험에 대한 가입수요가 더욱 줄어드는 것이다.

반면 살아있을 때 본인이 혜택을 받는 손해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은 현재 가입률 66.3%, 향후 가입 의향률 20.9%로 종신보험의 수요보다 높았다. 암보험 역시 현재 가입률 39.9%, 향후 의향률 26.5%를 보였다.

사망 이후의 보장보다는 당장의 혜택이 중요시되는 소비자 수요가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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