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세계은행(WB)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인프라 계획에 대해 자문을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B의 자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김용 WB 총재 간 관계에서 비롯된 최신의 결과물이며, 이에 대해 WB 전직 관료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방카 트럼프 <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 4월 3일 김용 총재는 이방카가 제안한 새로운 10억달러 규모의 '여성기업인펀드(women’s entrepreneurship fund)'을 논의하기 위해 이방카와 백악관에서 회동했다. WB는 오는 7월 독일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앞서 이 기금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이후 이방카는 4월 말 김용 총재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 의향을 물었고, 김 총재를 대통령 집무실로 초대했다.
관계자들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인프라 계획을 고민 중이었고 김 총재가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3일 뒤 WB의 인프라 전문가 팀은 뉴욕으로 보내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는 새로운 위원회와 만났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사진=블룸버그통신> |
WB의 전직 고위 관료들은 김용 총재의 인프라 사업 조언, 여성기업인펀드 설립 등의 노력은 트럼프 행정부의 WB 분담금 축소 위협에 이방카와의 관계를 이용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김 총재의 전략이 WB의 '거버넌스' 문제를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WB의 반부패 전문가였던 조지타운대학교의 조엘 헬만 학장은 "만약 이러한 일이 미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일어났다면 우리는 매우 불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WB의 관계자들은 이 같은 우려를 일축하며 여성기업인펀드가 은행의 엄격한 규칙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대변인도 미국이 기금 일부를 내더라도 이방카는 펀드에서 어떠한 공식적인 역할도 맡지 않을 것이며, 기금 조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초안에 따르면 펀드는 오는 6월 30일까지 세계은행 이사회의 투표를 거처야 한다. 초기 투입 자본으로 2억달러가 설정되고 이중 절반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UAE)가 출연한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에 동행한 이방카가 유치한 자금이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