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한국은행에서 여직원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다. 50대 간부 두 명이 20대 여직원에게 “여자는 과일 까는 것을 잘하고 남자는 벗기는 것을 잘한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날(31일) 오후 장병화 한은 부총재 주재의 경영인사위원회를 열고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된 50대 팀장급 남자 직원 2명에 대한 징계 여부를 심의한다.
한국은행의 한 지역본부에서 근무하는 20대 초반 A씨가 지난달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며 팀장급 간부 2명을 신고한 것을 다룬다.
A씨는 가해자로부터 “(과일은) 껍질을 까는 것이냐, 벗기는 것이냐”, “아직 경험이 없어서 그렇다” 등의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본부 기숙사에 살았던 A씨에게 “기숙사에 가 보고 싶다” 등의 말을 해 A씨는 기숙사를 나와 부모님이 계신 자택에서 출퇴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졸 여직원인 A씨는 2015년부터 작년까지 직장에서 수 차례 성희롱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2명 중 1명은 여러 번 성희롱 사건에 연루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한은은 이달 중순 ‘성희롱 심의위원회’를 열어 A씨 주장의 사실 여부를 심의했다. 조사에서 가해자들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아침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실 확인 마무리 단계에 있고, 상황을 파악한 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며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발생했고, 재발돼서도 안 된다. (재발되지 않도록) 조치를 감안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 임기 동안 표면적으로 드러난 성희롱 사건만 벌써 두 번째다. 직전 사태 때는 당시 외환시장팀에 소속된 남자 직원이 여직원에게 성희롱 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환시장팀에서 인사경영국으로 징계차원의 발령이 난 것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