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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하고 힐링하고” 유기동물과 함께하는 산책로

기사등록 : 2017-06-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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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햅·서울시, 유기동물 산책 프로젝트 기획
좁은 케이지서 평생 보내는 동물에 산책 기회
사람과 함께 걸으며 유기동물 인식 변화 계기
동물매개활동, 소외층 심리적 안정 치료 긍정

[뉴스핌=김규희 기자] 화창한 오후 점심시간이 되자 경의선 숲길 공원 공덕동 구간 곳곳에서 정장을 입은 직장인들이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보였다. 숲길 공원 일대가 강아지들의 애교와 시민들의 웃음으로 가득 메워졌다.

지난달 26일 오후 12시 마포구 경의선 숲길 공원 공덕동 구간에서 '유기견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한 시민이 자원봉사자의 안내를 받아 유기견과 산책하고 있다.

사단법인 위드햅은 서울시와 함께 ‘유기견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이달 23일까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후 12시부터 2시간가량 마포구 경의선 숲길 공원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동물과 시민이 공원을 함께 걷는 행사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유기동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을 긍정적으로 전환하고 시민들에게 스트레스 해소와 힐링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윤채옥 위드햅 팀장은 “유기견들은 어느 시설에 있든 조그만한 케이지 안에서 생활한다. 평소 산책할 기회가 아예 없을 정도다. 유기견들에게 산책이라도 시켜주자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윤 팀장은 유기견 프로젝트가 유기견 뿐만 아니라 동물과 교감을 나누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같이 산책봉사 하시는 시민들 반응이 굉장히 좋다. 행복해하는 유기견들의 애교에 웃으면서 산책을 마무리 짓고 다음 행사 때 꼭 방문하신다”며 “동물과 교감을 나누고 유기견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원한다면 입양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공덕역 근처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 변희은(여·23) 씨는 “회사 점심시간에 산책 겸 공원에 나왔다가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평소 유기견과 관련한 동물보호법 개정에 관심이 많았으나 직접 겪어본 적은 없었는데 이날 유기견과 산책을 하면서 유기견 입양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게 됐다고 전했다.

직장인 김모씨(27·여)도 “강아지들이 너무 귀엽다”며 “평소 유기견은 버림받았기 때문에 소심하고 우울할거 같았는데 지금 보니 굉장히 활발하고 애교가 많다. 유기견에 대해 다시 보게 됐다”고 말했다.

위드햅은 유기견 프로젝트 뿐 아니라 반려동물을 통해 사람과 동물을 매개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동물매개활동은 동물과 함께 하면서 심리적 안정과 신체 발달을 촉진하는 활동을 말한다.

반려견과 함께 지역아동센터, 노인복지센터, 장애인복지센터 같이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을 찾는다. 소외감을 느끼던 사람들이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여는 계기를 갖도록 돕고 있다.

지난달 26일 낮 12시 마포구 경의선 숲길 공원 공덕동 구간에서 '유기견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점심시간 동안 시민들은 유기견과 함께 공원길을 걷고 교감하며 일상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었다.

지난해 한 복지관에서 만난 중2 학생은 부모로부터 상처를 받아 마음을 닫고 있었다. 처음에는 선생님과 대화도 하지 않고 휴대전화만 보고 있었지만 강아지와 함께 수업을 진행하자 강아지에게 관심을 가졌다.

이후 강아지와 교감을 나눈 학생은 선생님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었고 수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윤채옥 위드햅 팀장은 “동물매개활동은 그 어떤 교육보다 아이들의 닫힌 마음의 문을 여는 데 효과적이다”고 전했다.

창파동물매개치료연구센터에서 동물매개치료 활동을 하고 있는 이명하 특수교사도 “사회활동이 다소 어려운 자폐아의 경우에도 동물을 안아주고 이야기하며 교감을 나누면서 사회성 증진에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지체장애자도 동물과 함께 움직이면서 자연스럽게 재활치료를 하게된다. 동물매개치료로 정신적·신체적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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