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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필성 기자] 하루에 한 개 꼴로 시중은행의 영업점이 문을 닫고 있다. 올들어 3개월만에 사라진 은행 지점이 100개에 육박했다. 이 추세라면 1999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로 커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1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폐점한 점포수는 97개였다. 지난 한 해 동안 169개를 통폐합한 것과 비교하면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한 KB국민은행이 지난해 말 1130개에서 1분기 말 1064개로 66개를 줄였다. 뒤를 이어 KEB하나은행이 같은 기간 862개에서 833개로 29개를 닫았다. 반면 우리은행은 2개를 줄인데 그쳤고, 신한은행은 872개에서 898개로 16개를 늘렸다.
신한은행은 기존 한 건물에 있던 지점을 리테일부문과 기업금융부문 등으로 분리했다. 이 과정에서 지점이 증가한 것처럼 착시효과가 발생했다. 신한은행은 1분기에 21개점을 통폐합했다.
시중은행의 지점 폐쇄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7월부터 133개 점포 중 101개 점포를 통폐합하겠다는 ‘소비자 금융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는 외한위기 이후 시중은행의 점포수가 가장 크게 감소한 해가 될 전망이다.
지점을 찾아오는 고객이 줄고, 모바일 등 비대면거래가 늘어나자 은행들이 경영 효율화를 위해 점포를 줄이고 있다. 이미 시중은행의 거래 형태 90% 이상이 모바일이나 인터넷뱅킹을 이용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돈이 되지 않는’ 영업점을 통폐합하면서 지점을 줄여야 할 필요가 생겼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통계를 내보니 시중은행을 방문하는 사람은 정해져 있고 같은 사람들이 계속 방문하고 있었다”며 “모바일 뱅킹이 보다 보편화되고 강화되는 시점에서 이제 대면거래 기반의 영업점은 비용절감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대규모 희망퇴직도 이같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영업점이 감소하면서 근무해야 할 지점이 감소한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인력을 감축할 수 있게 됐다는 말과 마찬가지다. 일부 은행은 올해 하반기에도 대규모 희망퇴직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의 비대면 거래를 강화하면서 시작된 몸집 줄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어디까지가 적정 점포이고 적정 인원인가에 대한 은행권의 고민도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