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범준 기자] 지난 5월은 역대 가장 뜨거운 5월로 기록됐다. 올해 5월 전국 평균기온 18.7도로, 지난해(18.6도)보다 높았다. 평년기온 17.2도보다 1.5도 상승했으며, 4년 연속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5월 3일과 30일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기며 때 아닌 고온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은 이달 1일 개장했다.
[자료=기상청] |
이렇듯 늦봄 혹은 초여름에 뜨거운 날씨가 종종 펼쳐진다. 하지만 공기가 선선하기 때문에 대다수 기후학자들은 무더위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무더위란 사전적으로 "습도와 온도가 매우 높아 찌는 듯 견디기 어려운 더위"라는 뜻으로, 여름철 온난다습한 적도기단과 북태평양기단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오뉴월의 뜨거운 날씨는 '아이러니'하게도 한랭·건조한 시베리아 기단과 연관있다.
[자료=비상교육] |
이승호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기후학)는 "봄철에는 한랭건조한 시베리아 기단과, 그로부터 분리된 중국 발(發) 온난건조한 이동식 고기압이 한반도에 주로 영향을 미친다"면서 "건조한 공기는 빨리 데워졌다가 빨리 식기 때문에 일교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여름이 다가올수록 늘어나는 일조량과 강한 일사로 인해 건조한 공기가 재빨리 데워지며 '뜨거운' 낮이 되는 것이다. 습하지 않기 때문에, 한낮이더라도 그늘에 햇살을 잠시 피하고 있으면 선선하다고 느낄 수 있다.
초여름 북서쪽의 시베리아 기단이 약해지고,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북동쪽의 한랭·다습한 오호츠크해 기단 역시 기온을 높이는 데 한몫한다.
높새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푄(Föhn: 산을 넘으면서 습기는 빠지고 뜨겁고 건조하게 된 바람) 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영서지방과 영동지방 간 기온 차이가 크다.
[자료=천재교육] |
일각에서는 지구 온난화와도 연관이 있다고 주장한다. 기상청 '관측에서 나타난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이 1954~1999년 10년 단위 평균 0.23도, 1981~2010년 0.41도, 2001~2010년 0.5도로 가속화 경향을 보이며 상승곡선을 그렸다.
[자료=기상청] |
이 교수는 "늦은 봄철 고온현상은 대기 구조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통상 5월 하순쯤 되면 오호츠크해 기단의 세력이 강해져야 하는데, 6월 들어 지금까지 시베리아 기단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조금 특이하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