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전문가들조차 '마법같은 상승 장세'라고 일컫는 뉴욕 증시가 이번 주(6월5~9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국장의 의회 증언 등 미국의 정치 상황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 등에 영향을 받아 변동성이 커질지 주목된다.
지난주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거시지표 악재에도 불구하고 계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주간으로 0.6% 상승한 2만1206.29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96% 오른 2439.07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4% 높아진 6305.80에 마쳤다.
◆ 추가 상승에 무게 실리는 분위기
주요 3대 지수 외에도 다우존스 설비업종지수와 나스닥 100지수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 운송업지수와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도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달 미국 고용보고서는 예상 외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현상인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이것이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가 추세적으로 회복 국면에 있다고 인식한 영향이다.
지난 3일 자 주간지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모간스탠리 운용의 앤드류 슬라이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정치적 혼란보다 고용지표가 더 우려스럽다"면서 "앞으로 나올 거시지표들이 3%대 성장 추세를 지지하는지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Now' 예측모형에 따르면 지난 주말 고용보고서까지 미국 거시지표들은 2분기에 3.4% 성장률을 기록할 것임을 시사하는 중이다. 고용보고서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4% 성장률 추세를 예측했기는 하지만, 3% 중반 성장률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월가는 주식시장 투자가 아니라면 2% 초반까지 떨어진 10년물 재무증권 투자가 대안이지만, 가격 거품 부담에다 수익률이 만족스럽지 않다.
로인트홀트 그룹의 더그 램지 수석투자책임자는 "최근에 애플이나 아마존과 같은 대형 성장주에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있기는 하지만, 월가의 상승세가 광범위하다"면서 상승종목과 하락종목의 비율을 보여주는 ADL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시장이 앞으로 3개월~6개월 추가 상승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사진=블룸버그> |
◆ 코미 의회 증언에 시장 반응할 가능성 커
전문가들은 5월 고용지표 둔화에도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계획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연설에 나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13만8000개라는 수치가 양호하다며 올해 총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여전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매뉴라이프 자산운용의 내선 투프트 글로벌 자산 배분 공동 수석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경제는 여전히 괜찮게 움직이고 있다”며 “시장이 현 상태에 만족하려는 움직임이 있기는 하지만 우려가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4.6% 반영했다.
반면 시장이 반응할 가능성이 더 큰 것은 오는 8일 코미 전 FBI국장이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는 것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중단 압력을 가했다는 증언이 나올 것을 대비하고 있다.
코미 전 국장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과 트럼프캠프와의 내통 의혹 수사를 지휘하다 해임됐으며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중단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코미 전 국장이 증언에서 이에 대한 사실을 확인해준다면 트럼프 탄핵론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아트 호건 원더리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수사에 개입하지 않았다면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나, 수사에 개입했을 경우엔 증시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시장에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안 잠잠했던 미국의 정치 불안이 다시 부각되면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뉴욕 증시는 하락세로 전환할 수 있다.
월가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 |
◆ 연준 '블랙아웃'기간...ECB 주목
ECB의 통화정책 회의 역시 8일에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로화의 강세와 더불어 유로존의 경기 개선으로 양적완화 축소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신호가 나올 경우, 유로와 채권수익률, 주식 등이 모두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영국의 총선 역시 8일로 예정돼 있으나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노동당의 지지율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으나, 보수당의 지지율이 더 높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총선보다 미국의 현 채권수익률이 낮아진 것이 시장의 변동성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은 오는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했다.
따라서 이번주에는 연준 위원들의 연설이 예정돼 있지 않으며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전주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경제지표는 미국 1분기 생산성·단위노동비용(수정치)와 5월 마르키트 서비스업 PMI, 4월 공장재수주, 5월 고용시장 환경지수(LMCI), 5월 공급관리협회(ISM) 비제조업 PMI가 공개된다.
6일에는 6월 경기낙관지수, 세계은행 세계경제전망 보고서, 미국석유협회(API) 주간 원유재고가 나온다.
7일에는 모기지은행협회(MBA) 주간 모기지 신청건수와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원유재고, 4월 소비자신용이 발표된다. 8일에는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자수가 공개된다. 9일에는 4월 도매재고가 발표된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