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좀처럼 동조화되지 않는 자산인 주식·채권·금·비트코인이 동시에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보통 위험자산 주식이 오르면 안전자산인 채권이나 금이 하락하는데 이들 자산이 한꺼번에 오르는 기묘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게다가 전통자산인 주식·채권 뿐만 아니라 이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상화폐 비트코인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
뉴욕 증시에서 주요 3대 지수는 고용지표 호조에 힘입어 지난 1일 동시에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장중 최고치도 갈아치웠다.
채권 가격도 최근에 오르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주춤해지면서 향후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덕분이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147%로 떨어지며 올 들어 최저를 기록했다.
금값도 질세라 상승 중이다. 8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297.50달러에 거래되면서 7개월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다. 영국의 테러 위험과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해임 등 미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진 영향이다.
가상화폐 비트코인도 대체 자산으로서의 기대를 업고 고공행진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2903.42달러에 거래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총도 466억8000만달러로 증가했다.
6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각각의 자산 저마다의 상승 이유가 다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중앙은행에 대한 믿음'이 기저에 깔려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부양책을 지속하고 있으며, 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경우 이들 중앙은행들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콜롬비아 트레드니들의 진 타누조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시장에는 (위험에 대한) 무사 안일주의가 굉장히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TCW그룹의 아이만 브리밴루 주식 부문 책임자는 "시장에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시장 자산이 전체적으로 상승할 경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분산투자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충격에 취약한 구조가 된다. 연준이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현 상황에서는 충격이 발생할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다만 한 가지 다행스런 사실은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달러 값은 올 들어 5.3% 하락했다. 2014년 여름부터 작년 말까지 달러 강세가 나타나 미국 기업들의 수익성에 부담을 줬는데, 이제는 그 반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