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김동연 신임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은행 본관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두 인사는 현 정부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가계부채, 청년실업 등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경제현안에 대해 얘기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을 찾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13일 김동연 신임 경제부총리가 취임 인사 차 한국은행을 방문했다. 지난 9일 임명된 김 신임 부총리는 전일인 12일 국회를 방문한 데 이어 한국은행을 찾았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등 경기부양 정책에 있어 한국은행의 협조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먼저 손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총리는 일자리 추경을 언급하며 운을 뗐다. 그는 “기재부에 가서 취임식도 하지 못하고 어제 국회를 첫 일정으로 다녀온 것은 정부의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고 경제상황이 그 만큼 엄중하기 때문”이라며 “(일자리) 추경을 빨리 처리하기 위해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어제 국회에 가서 의장님, 부의장님, 당대표, 원내대표 등을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한국은행에 온 것은 취임 인사차 직접 총재님과 다른 간부들을 찾아 뵙고 인사를 드리는 게 도리일 것 같아서 국회에 이어 두 번째로 한은을 찾아 왔다”면서 “어제 67주년 기념식에 와서 축하를 드리려고 했는데 내부 행사라고 하여 오늘 왔다”고 했다.
김 부총리는 한국은행의 역할을 높이 사면서 정책 협조를 애둘러 언급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한국은행도 경제를 운용하고 앞으로 끌고 가는 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기관”이라며 “저와 기재부 직원들이 한은에 대해 존경을 표하면서 또 소통하고 의견을 많이 듣겠다는 겸허한 자세로 왔다. 총재님 뵀고 좋은 말씀 많이 들으려고 한다”고 인사말을 마무리 했다.
이주열 총재는 “바쁘실텐데 취임하자마자 한은을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 총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어려웠을 때 당시 경제금융비서관이었던 부총리님과 열심히 일했던 기억이 나서 감회가 새롭다”며 “최근 들어 경기상황이 나아지고 있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총재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고 통상환경도 녹록지 않은 가운데 국내 가계부채, 청년실업,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 여러 구조적 문제가 있다. 단기간에 해결은 어렵겠지만 부총리께서 그 동안 쌓아온 지식과 풍부한 경험, 훌륭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해서 정책을 펼쳐나가면 분명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통화정책을 수행해 가는 과정에서 경제흐름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적절한 정책대안도 제시하는 등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우리 경제발전에 이바지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책조합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만남은 김 부총리의 바쁜 일정 탓에 급격히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가 먼저 방문 의사를 보였고 이주열 총재가 이를 고맙게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한국은행 측은 이사 준비로 잠시 치워놓았던 빨간색 카펫을 다시 깔아 김 부총리에 대한 예우를 보였다. 또 김 부총리가 로비에 도착하기 전에 이주열 총재가 노타이 차림으로 미리 내려와 2분 가량 기다리기도 했다. 두 인사는 이날 30분 가량 비공개 티타임을 갖고 1시간의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