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러지원국'이라고 비판한 카타르가 미국과 거액의 무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4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칼리드 알 아티야 카타르 국방장관과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이날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방부에서 만나 카타르에 미국산 F-15 전투기 36대를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금액은 총 120억달러(약 13조5000억원) 규모다.
<사진=블룸버그> |
미 국방부는 성명서를 통해 "미국과 카타르 사이의 안보 협력과 상호운용성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타르와의 무기거래 계약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취해온 입장과 상반되는 결정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가 테러 조직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4개국의 카타르 단교를 자신이 유도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카타르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가 뒤죽박죽인 것은 외교·국방담당 장관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의 고립을 추구하는 반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매티스 국방장관은 카타르가 가진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 협력국(DSCA)은 작년 미 국무부가 카타르에 대한 전투기 판매를 승인한 이후 보고서를 통해 "카타르는 페르시아 걸프 지역의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위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카타르와 오랫동안 교류를 해 국가의 성향을 잘 알고 있는 데다 카타르에 위치한 중동 최대 미군기지인 우데이트 공군기지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매티스 장관도 12일 의회에서 카타르가 테러와 관련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증언해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틸러슨 장관의 생각에 동조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