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원 기자] 홍콩증권거래소가 신기술 혁신 분야 기업 자금 조달을 지원할 ‘촹신반(創新板)’ 시장을 개설하기로 했다. 촹신반이 개설되면 신기술 분야 기업의 홍콩 상장 유인 효과가 높아져 글로벌 자금 조달 시장으로서 홍콩의 입지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6일 홍콩증권거래소는 기존 메인보드와 중소형 성장주 시장 촹예반(GEM)에 이어 세번째 증권 시장인 ‘촹신반(創新板)’개설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글로벌 경제 환경이 급변하고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기술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해당 분야에 대한 자금 지원 시장이 부족한데 대한 대응 조치로 분석된다. 홍콩증권거래소는 6월 16일부터 두 달여간 계획 보완 및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빠르면 2018년에 촹신반을 개설할 예정이다.
중국 본토 증시에는 현재 선전거래소에 메인보드 외에 중소형 기업 중심 중소판(中小板)과 기술주 위주의 촹예반(创业板) 시장이 개설돼 있다.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촹신반은 크게 촹신주반(創新主板)과 촹신추반(創新初版)으로 구성된다.
촹신주반(創新主板)은 주로 메인보드 상장 재무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 가운데 차등의결권 등의 이유로 홍콩에 상장하지 않은 기업 등을 대상으로 자금 조달 창구를 제공할 예정이다.
촹신추반은 스타트업 등 신생기업 자금 조달 창구로, 일정 자격 요건을 충족한 전문 투자자에만 투자가 허용된다.
특히 촹신반 개설은 차등의결권 허용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어 주목된다.
차등의결권이란 ‘1주1의결권’ 원칙의 예외를 인정해 경영권을 보유한 대주주 주식에 보통주 보다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주로 일부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해 적대적 M&A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이용된다. 현재 홍콩을 비롯해 한국 등 몇몇 국가만이 차등의결권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 홍콩 증권 거래소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를 뉴욕 증시에 빼앗기기도 했다.
2014년 알리바바는 홍콩 증시 상장을 고려했으나, 홍콩 거래소가 차등의결권 인정을 거부해 결국 뉴욕행을 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촹신판이 개설될 경우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대표 IT 기업의 홍콩 상장 유인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홍콩증권거래소는 투자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촹예반(創業板, 이하 GEM) 개혁 의지도 밝혔다.
현지 유력 매체 허쉰왕(和詢網)에 따르면 홍콩거래소는 GEM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 기준을 기존 1억홍콩달러에서 1억5000만홍콩달러로 상향조정하고 상장 후 지배 주주의 주식 매각 제한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