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새 정부가 첫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자 강남 재건축 단지가 숨죽인 모습이다.
이번 6.19 '주택시장 안정적 관리방안'에 당장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매수세는 뚜렷하게 위축됐다. 집주인들도 급매물을 내놓기보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하지만 재건축 절차가 막바지에 들어간 단지들이 많은데다 실수요층이 두터워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6.19 부동산대책이 강남 재건축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만한 내용이 없는 것도 한 원인이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 재건축 단지는 거래 문의가 거의 끊긴 상태다. 매도호가는 지난달 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 보기’에 들어간 것이다.
강남 재건축 단지가 ′6.19 부동산 대책′ 이후 잠잠한 분위기다. 매도자와 매수자간 눈치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서울 반포구 반포동 아파트 모습.<사진=이동훈기자> |
신반포역 인근 중앙공인 이정민 사장은 “6.19 대책 이후 매수 문의는 거의 없고 집주인들이 매도호가를 묻는 문의가 대부분”이라며 “주택경기가 하락해 집값이 내려갈 것이란 전망에 매수 대기자들이 투자시기를 좀 늦추겠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매도호가가 하락폭은 크지 않다. 추격 매수는 종적을 감췄지만 재건축 기대감이 아직 남아 있어서다.
반포동 대표 재건축인 반포주공1단지는 지난달 전용 106.2㎡가 26억원 정도에 거래됐다. 최고 매도호가는 30억~31억원 수준이다. 아직 급매물이 출현하지 않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설명이다. 지분이 조금 작아도 26억원 이하짜리 매물이 없다. 연초 이후 1억5000만~2억원 오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반포경남 아파트는 전용면적 73.5㎡가 12억5000만~1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매도호가는 13억5000만~14억원 수준이다. 이 단지도 13억원 밑으로 팔려는 매물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고속버스터미널역 주변 P공인 실장은 “매수자가 있다면 가격을 조금 맞혀보겠다는 매도 대기자는 있지만 호가를 크게 낮춰 팔겠다는 집주인은 아직 없다”며 “재건축 절차가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한강변 단지는 대책 이후 매수 문의가 뚝 끊겼지만 개발 기대감에 지난달 말 가격선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강남권 재건축 단지도 추진 절차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건축심의 통과와 사업시행인가 등 재건축 절차가 절반 넘게 진행된 사업장은 가격 지지선이 강하게 나타나지만 사업 초기인 단지는 불확실성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투자 수익성이 예측 가능한 단지에 유동자금이 집중되는 것이다.
J부동산투자 한수민 대표는 “6.19 대책이 강남 재건축 단지에 직접 타격을 줄 만한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거래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작다”며 “다만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사업 진행이 초기이거나 장기간 멈춘 곳은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고 막바지에 있는 단지는 보합 이후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