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문재인 정부의 ‘실세 경제투톱’으로 통하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파격’이 주목받고 있다. ‘주말있는 삶’과 ‘업무시간 외 이해관계자 접촉 자제’ 등 기존 관행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제안을 직원들에게 제시하면서 관가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지 희망사항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무엇보다 ‘의지의 문제’인 만큼 부처 수장의 행동에 따라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도 퍼지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개정부> |
김동연 부총리는 지난 21일 취임 이후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토요일은 직원들이 쉬도록 업무 전화와 카카오톡 금지를 원칙으로 하라"고 말했다. 앞선 취임사에서 ‘효율적인 업무’와 ‘주말이 있는 삶’을 강조한 데 이어 사무관 이하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고충을 반영한 지시인 셈이다.
일하는 방식에 대한 개선도 강조했다. 보고서에 매달리는 데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기계적인 근면성’을 지양하고 보고서는 반으로 줄이는 등 ‘효율성 우선’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한마디로 보여주기식 업무에 집중하기보다 신속성과 비효율 방지에 주력하라는 주문이다.
기재부는 예산과 경제정책, 세제 등을 다루며 우리나라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부처다. 업무의 중요도와 범위가 광범위해 다른 부처와 비교해도 업무량이 높기로 유명하다.
새 정부 들어 새로운 정책이 쏟아지고, 장차관 교체에 따른 업무보고 등으로 다른 부처들도 격무에 시달리고 있지만, 기재부는 성격상 ‘평시’에도 ‘월화수목금토일’이 아닌 야근과 주말근무의 일상화로 ‘월화수목금금금’이 관례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원들은 김 부총리의 당부가 현실로 이뤄질 지에 대해 반신반의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은 높이고 있다. 한 직원은 “원래 일이 많기는 하지만 새정부 들어 일감이 쏟아져 실제로 희망사항이 현실로 바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그래도 부처의 수장이 공식적으로 한 발언이라 기대감은 커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며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4일 열린 취임사에서 ‘공개적 경고’를 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업무시간 이외에는 공정위 OB(공정위 출신 선배)나 로펌의 변호사 등 이해관계자들과 접촉하는 일은 최대한 자제하라”며 “불가피한 경우에는 반드시 기록을 남겨라”고 주문했다.
취임 일성에 공직 기강 확립 등을 강조하는 부처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공개적으로 경고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기대반 우려반 섞인 반응이지만, 전반적으로는 위원장이 공개석상에서 경고형식을 빌어 오히려 부담을 덜어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뉴스핌 Newspim] 오승주 기자 (fair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