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최근 고개를 드는 중국의 과도한 부채에 대한 우려는 잘못된 시나리오에서 생겨난 것이란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또 '일대일로(一帶一路)' 인프라 계획으로 이를 소화해 낼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투자과잉도 해소할 수 있다는 진단도 제시됐다.
23일 아시아원과 테마섹 등에 따르면, 전날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DBS 기관투자자 심포지엄'에서 국부펀드 테마섹의 전략담당 대표 마이클 뷰케넌은 "아시아 외환위기 때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면, 오답만 찾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위기 예측이 나온지 오래됐지만 대부부은 그것이 잘못된 시나리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테마섹> |
1990년대 후반 태국은 아시아 금융위기의 근원지였다. 외환시장 자율화로 인한 바트화 평가절하가 급속히 진했됐고, 그 결과 달러화 표시 부채에 대한 부담은 부풀어 올랐다. 위기가 1차적으로 아시아 주변국으로 전염됐고 2차적으로는 글로벌 신흥국으로 퍼졌다.
뷰캐넌은 "1996년으로 돌아가면 어느 누구도 태국 사람에게 더 많은 소비를 하라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시 태국은 엄청난 바트화 강세, 외환보유고 부족 그리고 국내총생산의 7.7~7.8% 수준에 이르는 경상적자를 겪고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은 태국과 좀 다르다는 것이 뷰캐넌의 입장이다. 중국은 벌써 제조업과 투자로 견인되는 경제 성장에서 벗어나 내수 진작으로 성장을 끌어내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 부동산, 소매유통, 레저 등 서비스 섹터가 이미 제조업을 따라잡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뷰캐넌은 "부채 증가 폭은 줄어들고 있고 민간 섹터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부채가 어떤 부문에서 증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중국은 가계도 아니고 정부도 아니고 기업 부문에서 부채가 증가하고 있다. 그는 "기업의 수익과 부채 상환 부담을 비교해 보고 이것이 심상치 않으면, 은행부문을 걱정하고 더 나아가 예금인출이 발생하고, 결국은 정부가 개입하는데, 아직은 중국이 이런 잠재적 위험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투자과잉에 대해서도 뷰캐넌은 다른 해석을 했다. 매년 일어나는 투자는 그 규모가 상당하겠지만 , 저량(Stock)으로서 투자총액은 1인당으로 환산해보면 미국의 10%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통해서 중국은 과잉설비를 해소하려 하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해서 과거 실크로드를 복원하고 인근 60개 국가와 경제적으로 연결하는 계획이다.
다만, 투자의 효율성에 대해서는 뷰캐넌도 확신을 하지 못했다. S&P 아시아퍼시픽 대표 렐리나 오코로첸코도 이날 "중국이 전력생산부문 투자를 늘일 필요가 있다"며 "현재 2/3의 에너지가 화력발전소에서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부채에 대한 우려가 잘못된 시나라오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과 중국이 부채 부담에서 자유롭다는 것은 별개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5월에 중국의 국가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각각 'A1 및 안정적'에서 'Aa3 및 부정적'으로 강등시켰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