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에도 백화점 업황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고 있는데다 소비 행태도 온라인 유통채널로 바뀌면서다.
23일 금융감독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백화점 3사의 기존점 모두 역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기존점 신장률이 -1.1%로 올 들어 처음으로 월별 기준 매출이 줄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각각 -1.1%, -1.8% 신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1월에는 3사 모두 기존점 신장률이 1%를 넘었다. 작년과 달리 1월 설 연휴가 있었기 때문이다. '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법률(김영란 법)' 영향이 크긴 했지만, 명절 선물세트 영향으로 3사 모두 성장했다.
신세계의 경우 강남점 증축·리뉴얼 효과가 더해지며 1월 6.2%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1분기 기존점만 5.2%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후 2월 명절 시기 차이에 따라 매출 증가율이 꺾였고, 미세먼지 효과로 외출객이 줄었던 4월에는 롯데와 현대백화점 기존점이 1.9% ,1.6% 역성장했다.
5월의 경우는 최장 11일이나 되는 황금연휴로 해외 출국자들이 늘어난데 따른 영향이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백화점 매출의 경우 큰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대비 6.8포인트 상승한 108.0을 기록했다. 이는 세월호 사고가 나기 전인 2014년 4월의 108.4 수준이다.
올해 1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속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인 93.3까지 떨어졌지만 4개월 연속 반등에 성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힘 이후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만큼 일자리와 임금 수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며 소비 심리가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백화점 매출의 지지부진세는 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 위축 외에도 온라인 시장 강화라는 소비 행태가 크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21.1% 증가하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 쇼핑 중 모바일 비중도 60% 수준으로 절반은 넘는다. 신세계의 경우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출 증감율이 10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온라인 시장 성장세가 빠르다. 지난달 신세계의 오프라인 매출 증감율은 1.8%에 그쳤지만 쓱닷컴 등 온라인 부문은 15.0% 뛰었다. 이마트도 오프라인 기존점 매장의 신장률은 1.6%이지만, 온라인몰 전체 사업이 전년동기대비 24.7% 뛰었다.
한 증권사 유통 담당 연구원은 "과거에는 소비가 살아나면 백화점이 호황을 맞았지만, 지금은 온라인 등 백화점을 대체할 수 있는 채널이 너무 많다"며 "일자리 추경이 진행되면 위축될 소비가 풀릴 가능성이 높겠지만, 단순히 백화점 매출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연관짓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