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핌 정성훈 기자] 수도권 전력공급의 파수꾼 영흥화력발전소.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도에 위치한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이 운영 중인 5개 발전소 중 가장 큰 규모다. 현재 1~6호기 6기를 운영하며 하루 최대 5080메가와트(M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전력은 수도권 사용량의 약 25%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지난 22일 한국남동발전을 방문한 기자가 처음 들른 곳은 영흥본부가 운영 중인 에너지파크. 2007년 문을 연 이곳은 개관 9년 만에 관람객 100만명을 돌파하며 지역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전기 및 에너지에 대한 이해와 올바른 에너지 사용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에너지 홍보관으로 초·중·고 및 유치원 학생들에게 에너지 체험학습 현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 5~6호기 전경. <사진=남동발전> |
이날 시찰은 에너지파크 내 위치한 브리핑룸에서 영흥본부의 시설현황과 역할 등 회사 전반적인 소개로 시작됐다.
브리핑을 진행한 정인수 녹색환경부장은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화력발전소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것은 오해다. 영흥본부의 경우 최첨단 탈황, 탈질설비 및 전기집진기 등 최신 환경설비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보강, 운영하며 환경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근에 지어진 영흥화력발전소 3~6호기는 유해물질 배출 기준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영흥본부의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의 배출기준이 각각 23, 15ppm인 반면 운영농도는 기준에 한참 낮은 11, 12ppm에 그친다. 또한 최근 불거지고 있는 미세먼지 배출도 기준인 5mg의 5분의 1 수준인 1mg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동발전의 설명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미세먼지 감축 대책으로 30년 이상된 석탄화력발전소의 일시 가동 중단을 지시하면서 모든 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인식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에 설치된 최신식 탈황설비 <사진=남동발전> |
한국남동발전이 영흥본부의 친환경 운영을 자신하는 비결은 최신식 환경설비다. 2004년 준공된 1~2호와 2008년 준공된 3~4호기, 2014년 준공된 5~6호기는 준공 당시 3단계로 운영되는 탈황, 탈질 설비, 전기 집진장치 등을 최신식으로 갖췄다.
준공 10년이 넘은 1~2호기는 2019년까지 환경설비를 새로 도입해 대기환경물질 배출을 선제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남동발전은 석탄발전 연료 전환, 환경설비 보강 및 전면 교체를 위해 2025년까지 총 1조685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브리핑을 마친 후 석탄회 재활용센터로 자리를 옮겨 석탄 폐석이 새롭게 탈바꿈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석탄 폐석은 약 10여단계의 가공과정을 거쳐 주로 벽돌, 고속도로 방음벽으로 재활용된다. 최근엔 수경재배 물질로 활용되기도 하고, 층간 소음 방지벽으로 활용하기 위한 테스트 중이다.
이성열 석탄회 재활용센터장은 "쓰고 남은 석탄 폐석은 콘크리트와 혼합해 시멘트 원료로 재활용되며, 세라믹 원료로도 사용돼 회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판매실적은 미미하지만 꾸준한 연구개발과 품질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영흥본부의 또 하나의 자랑은 어청각이다. 정자로 꾸며진 어청각에선 영흥본부의 시설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었다. 영흥본부 관계자는 "영흥발전소는 총 100만t의 석탄을 저장할 수 있으며, 이는 20일간 운영가능한 양이다. 일 평균 4만8000t의 석탄 연료를 소모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저장된 석탄으로 인해 미세먼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스프링쿨러를 이용, 주기적으로 물을 뿌려주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영흥본부 1~4호기의 컨트롤타워인 통합 제어실. 이 곳엔 1~2호기, 3~4호기 각각 13명씩 총 26명의 직원이 상주하며 석탄이 전기로 탈바꿈하는 전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고 있었다. 또한 별도의 시뮬레이션 센터를 운영하며 근무자들의 안전교육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 풍력발전단지 전경 <사진=남동발전> |
마지막으로 둘러본 곳은 순수 국내 기술로 지어진 대규모 풍력 발전단지. 915억원의 비용이 투입된 풍력 발전단지에는 2~3MW 규모의 풍차 17기가 가동 중으로, 일 최대 46M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전력은 리튬이온 배터리에 저장, 전기소모가 많은 피크타임때 원활한 전력 공급에 기여하고 있다.
이용경 영흥본부 홍보협력부장은 "풍력 발전단지는 영흥본부가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됐으며, 발전운영 실적을 확보하고 기술개발을 위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등 향후 국산 풍력발전기 수출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흥본부에는 풍력 시설 이외에도 해양소수력 발전, 태양광발전을 운영하는 등 신재생설비 용량을 갖추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은 현재 74.6M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전력량을 2025년까지 1000MW급으로 늘려 전체 발전비율의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개발비용으로 2025년까지 15조6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이중 6조7000억원은 자체조달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투자유치 및 금융조달을 추진 중이다.
신재생에너지 개발계획으로는 먼저 기존 신재생 관련 조직을 신재생미래사업단으로 확대 개편하고, 전문인력 양성 추진에도 적극 나선다. 또한 국내 해상풍력 1기가와트(GW) 개발을 추진하며 국내 해상풍력개발 산업을 이끌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세부 전략으로 해상풍력 발전 사업 조기 착공과 신사업 추가 발굴 등이 예정돼 있다. 전남 신안 등 서남해안 중심으로 다수 개발 중인 해상풍력 발전 사업을 초기 착공하고, 신규사업 역시 지속적으로 추가 발굴할 계획이다. 또한 해남과 김해 등에 100만평 이상의 대규모 부지를 확보해 신재생에너지 복합단지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발전을 시작한 30MW급 제주 탐라해상풍력의 사례를 바탕으로 기존 사업 및 사업권의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재생 개발도 추진한다.
장재원 한국남동발전 사장은 "신재생 에너지 개발은 정부의 목표이자 시대의 요구"라며 "회사가 수립한 추진전략을 차질 없이 이행할 경우 5년 앞당겨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달성 목표를 완수할 수 있으며, 약 4만여 명의 신규 고용 창출과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성훈 기자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