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승현 기자] “결혼이나 자녀교육 자금, 혹은 안정적인 노후자금용으로는 ETF가 제격입니다. 이런 성격의 자금은 단순히 수익률보단 ‘목적 달성 확률’이 얼마나 높은 지가 중요하죠. 때문에 장기투자, 분산투자, 저비용 투자가 필수예요. 여기에 초점을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ETF가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겁니다.”
25조원을 넘어선 국내 ETF 시장의 자타공인 최강자는 ‘KODEX'다. 시장 점유율 50%다. 2위와 격차를 2배 가량 두며 70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이 브랜드의 주인인 삼성자산운용에서 ETF를 총괄하는 문경석 패시브운용본부장(상무)는 최근 급속도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은퇴시장에서 자산관리의 중요한 축으로 ETF가 자리매김할 것을 확신했다.
우선 그에게 ETF에 대해 쉬운 설명을 부탁했다.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펀드, 기초지수 성과를 따라가는 인덱스펀드”라고 문 상무는 답했다. 그는 무엇보다 기초지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ETF가 따라가려는 지수가 그 상품의 수익률과 리스크를 결정하죠. 그래서 기초지수가 뭔지를 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가 꼽은 ETF 장점은 저렴한 비용, 뛰어난 환금성, 투명성이다. ETF는 거래소라는 유통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기 때문에 공모펀드 보수체계보다 싸다. 또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경우 어떤 종목을 어느 비율로 담고 있는지 실시간 확인도 가능하다.
“ETF는 거래 단위별로 저렴한 것은 1만원 내외, 비싸봐야 10만원입니다. 100만원만 있어도 국내, 해외 주식, 채권, 대체상품 모든 것을 사서 내가 원하는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죠.”
문경석 상무는 우리나라에서 ETF 시장이 3단계 과정을 거쳐 성장중이라고 했다. 1단계는 시장 형성기, 2단계는 인지도 상승기, 3단계는 전략적·다양성 발전기다.
“2002년 국내 도입된 ETF는 코스피200 상품이 만들어지며 시장이 형성됐어요. 다음으로 자본시장법이 생기며 레버리지, 인버스, 합성 ETF 상품이 가능해졌구요. 특히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들을 단타 투자의 도구로 삼으며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지금이 3단계라고 보면 되는데 자산배분의 툴로 쓰이는 시기죠. 기초지수도 다양화되며 전략적 자산배분을 할 때 폭넓게 쓰이고 있어요. 기관투자자들도 투자전략 구현에 있어서 ETF 효용성을 인식해가고 있어요.”
투자시장 큰 손인 기관투자자들도 ETF 활용을 늘리고 있다니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했다. 문 상무는 “기관투자자도 일부 트레이딩 관점에서 단기 거래를 하지만 대부분 운용 목적이 있기 때문에 전략적 자산배분을 한다. 국내 주식·채권, 해외 주식·채권 자산의 코어(핵심)을 ETF로 가져가고 세틀라이트(위성, 보완투자의 개념)로 액티브 운용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략적으로 특정 국가나 투자자산의 비중을 쉽게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기관의 전략적 재산배분이 개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점차 투자 관행이 바뀌고 활성화되면서 ETF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문 상무는 ETF가 여유자금 투자도 좋지만 무엇보다 목적 자금 마련과 노후 대비를 위한 재테크 상품으로 제격이라고 조언했다.
“목적이 분명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나 은퇴 후 연금 등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계획은 투자 기간이 길죠. 단순히 높은 수익률보단 목적 달성 확률이 중요합니다. 그렇다 보니 장기 투자를 해야 되고, 오랜 기간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선 분산 투자와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한 투자가 필수죠. 이것을 하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이 ETF입니다.”
미국 사례도 그는 곁들인다. 미국 ETF 자산시장 규모는 지난 3월말 현재 2조8000억달러에 육박한다. 전 세계 ETF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3%를 넘는 그야말로 ETF 선진국이다.
“미국에선 자산관리본부(WM), 프라이빗 뱅커(PB), 독립투자자문업자(IFA)들이 대부분 ETF를 들고 있습니다. ETF가 포트폴리오를 짜기 편하고 고객과 이야기하기 쉽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도 이들이 고객 포트폴리오를 짜는데 ETF를 활용한다면 자산관리의 기본 툴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궁금한’ 어떤 ETF를 사면 되겠냐고 하자 특정 상품을 꼽지 않고 ‘KODEX'를 사라는 말로 대신했다. ’국가대표‘ ETF인 KODEX를 운용하는 회사답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요청하자 그는 “국내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ETF인 KODEX200, 선진국에 투자하는 대표 ETF인 KODEX MSCI월드, 채권의 완성판 KODEX 종합채권은 어떤 투자자가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도 기본적인 핵심 부품으로 장착하실 것을 추천한다"며 "특히 채권ETF는 안전자산으로 퇴직 연금의 상품으로 구성하는 것도 좋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