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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 역전되면 자본유출? "가능성 낮다"

기사등록 : 2017-06-3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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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흥국 대비 위험 적고 금리 메리트도 있어
증시로 외인자금 순유입...경상수지 흑자도 매력

[뉴스핌=허정인 기자]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 듯 돈은 낮은 금리에서 높은 금리로 움직인다는 게 상식입니다. 금리를 0.01%포인트라도 더 주는 은행에 예금하는 게 일반적이죠. 

그래서 미국이 금리를 올려 한국보다 높아지면 우리나라에 투자했던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많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바라보는 국내 정책당국과 시장관계자들의 시각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 같아진 한미 기준금리...역전 임박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15일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이로써 미국의 정책금리는 1.0~1.25%가 됐습니다. 올해 안에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면 1.25~1.50%가 됩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년 넘게 연 1.25%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저 수준이죠. 미국과 우리는 금리를 당분간 지금 수준으로 유지할 거 같습니다. 

지금은 같은 수준인 양국의 기준금리가 연내 역전될 가능성이 커진 겁니다. 같은 수준의 금리고, 위험도 덜 하다면 굳이 한국에 투자할 이유가 없어지겠죠. 

<자료=한국은행 4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우리나라는 세 차례 자본유출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7~1999년에 이어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위기에 처했던 2008~2009년, 그리고 중국 발 경제불안으로 증권투자 자금이 빠져나갔던 2015~2016년입니다.

우리가 유독 자본유출을 걱정하는 이유는 ‘학습효과’입니다. 특히 99년 외환위기 때 겪었던 공포가 반복될까 우려하는 겁니다. 당시 52억6000만달러가 빠져나갔거든요. 

◆ 정말로 자금 빠져나가나? "NO"

그렇다면 정말로 금리 역전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빠져나갈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입니다. 

앞서 1999년, 2005년 한미 금리가 역전됐을 때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며 코스피는 두 달간 각각 4.9%, 10.8% 올랐습니다. 1999년 6월~2001년 3월에는 65억달러가 유입됐고, 2005년 8월~2007년 9월 사이엔 1003억달러가 순유입 됐습니다. 코스피가 2400까지 치솟은 데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일등 공신입니다. 

외국인들은 금리 외에도 여러 가지를 감안해서 투자를 결정합니다. 즉, 한국이 투자하기에 매력이 있는가를 따지는 겁니다. 

외국인이 미국과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볼 때 한국은 여전히 매력이 있습니다. 특히 만기 5년 이하 국채는 여전히 한국이 미국보다 금리가 높고 여타 신흥국에 비해 리스크도 작습니다. 

또 외국 투자자 중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대형 국부펀드 등은 지역별, 국가별로 투자지역을 분산합니다. 단순히 높은 금리만을 보지 않고, 외환보유액 다변화 등을 목적으로 들어오는 겁니다.

◆ 한국의 투자 매력 + 1천억 경상수지 흑자 버팀목

여기에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연간 흑자규모가 1000억달러에 달합니다. 만에 하나 외인 자금이 이탈한다손 치더라도 경상수지 흑자로 벌어놓은 달러가 있으니 ‘쇼크’로 확대될 가능성이 적습니다. 아울러 한국은 전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많은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기도 하고요.(6월말 기준 3698억9000만달러)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도 이같은 의견을 알고 있습니다. 자본유출 우려에 대해 그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적다”고 선을 그었죠.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금년 3월 이후에도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 순유입세가 지속돼, 3월에는 2012년 2월(58억달러) 이후 월 기준 최대 규모인 55억달러(주식 31억달러, 채권23억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면서 “채권투자자금의 경우 2017년 들어 미 달러화 약세, 스왑레이트 하락으로 인한 차익거래 유인 확대 등 큰 폭으로 순유입 전환했고 외국인의 주식투자자금은 올해 들어 국내경기 회복 기대감, 투심 개선 등으로 지난해 3월 이후 순유입세를 이어갔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우리 경제의 양호한 기초여건, 기업실적 개선 움직임 등에 비추어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 유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나친 걱정은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죠. 우리나라의 튼튼한 금융시장을 믿고 지켜보자구요.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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