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여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또 금융통화위원 공석과 관련해 “위원 간 견해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통화정책방향 결정에 있어서 리스크는 없다”고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이주열 총재는 22일 태평로 삼성본관 17층에서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경제상황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추경을 포함한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영될 경우, 통화정책은 성장세를 지원하기보다는 가계부채를 비롯한 금융불균형,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자본유출 리스크에 더 유연하게 생길 여지가 생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부동산시장은 과열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울이나 부산 등 수요가 높은 특정지역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지방에서는 정체되는 곳도 있고 경우에 따라 하락하는 곳도 있다”면서 “다만 이들 지역의 과열이 수도권이나 광역시로 확산되지 않도록 주의 깊게 살필 예정이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대책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이번 대책은 투자심리를 진정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것 같다. 이로 인해 가격상승 기대를 약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LTV DTI 규제를 강화해 결과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의 큰 증가세를 억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과 관련한 정부의 대응책에 대해서 그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주택시장 상황이 통화정책방향 결정의 주된 고려요인이지만 전반적인 거시경제상황,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음 통화정책방향방향에 대해서도 입을 아꼈다. 이 총재는 “중요한 변수들의 향방이 아직은 확실치 않기 때문에 7월 전망 시에 다시 말하겠다”며 “올 들어 회복세를 수출이 주도했는데 수출에 변화를 줄 수 잇는 요인, 중국이나 미국과의 통상환경 변화, 유가 변동폭을 고루 살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금융통화위원회 6인 체제는 통화정책 결정에 리스크 요인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금통위원 중 한 명인 장병화 한은 부총재의 임기는 이달 24일까지다. 오는 23일 퇴임식을 갖고 부총재로서 마지막 하루를 보낼 예정이다.
이 총재는 “현재 금융이나 경제성황을 보는 판단, 그에 따른 통화정책방향 면에서 금통위원들 간에 견해 차이가 크지 않다”며 “일시적으로 6인 체제가 된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금통위원들과 쭉 논의해 본 결과 전혀 정책결정에 리스크는 없다”고 전했다.
이주열 총재는 BIS 연차총회 겸 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을 위해 23일 출국한다. 그는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는 전례가 없던 일인 만큼 추진 과정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겠다 생각한다”면서 “BIS 총재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기서 얻게 될 정보가 앞으로의 정책운용 과정에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