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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R은 가계부채 만능 해결책?...실효성 논하기 일러

기사등록 : 2017-06-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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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3개월 시행했지만 대출 그대로...심사경쟁력 높여야

[뉴스핌=이지현 기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가계부채 만능 해결사가 아니에요. DSR 도입만으로 가계부채가 급감할거라고 보면 안 되는거죠. 그런 차원에서 DSR도입 후 대출이 급격히 줄어야 효과 있는 DSR이라고 보는 시각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의 말이다. 선도적으로 DSR을 시행한 국민은행의 대출 승인 비율이 이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그러자 DSR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3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용진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DSR을 도입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대출 승인 비율은 신용대출 71.6%, 부동산 담보대출 96.1%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대출 승인비율 각각 72.3%, 96.7%과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는 것. 

국민은행은 자체적으로 지난 4월부터 신용대출의 경우 신용등급에 따라 250~300%이내, 부동산 담보대출의 경우 300~400%의 DSR 비율을 적용해 운영 중이다.

박 의원은 "DSR 비율이 너무 느슨해 기존 심사제도와 다름없는 대출을 했다"면서 "막무가내식 DSR 도입보다 제대로 된 모형을 설계·운영해야 가계부채 증가 억제에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은 DSR 도입 후 대출이 급감하지 않았다고 해서 효과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DSR도입 후 대출이 크게 줄지 않았다며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은 DSR도입만으로 가계부채가 급격히 줄어야 효과가 있는 제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사진=뉴시스>

금융당국 관계자는 "DSR이 도입된 이후 대출 실적이 급격히 줄어들려면, 은행이 DSR도입 이전에는 여신 심사를 거의 안 하고 있었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또 도입 초기 단계에서 대출 실적으로 실효성을 평가하기는 섣부르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지금도 자체적으로 여신 심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기준이 조금 더 강화된다고 대출이 급감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DSR은 조금 더 강화된 DTI일 뿐이다. 눈에 띄는 부채 감소를 목표로 했다면 소득 대비 부채비율인 DTI나 DSR을 건드릴 것이 아니라 담보물 대비 부채 비율인 LTV를 손봤어야 한다"면서 "DSR 도입 후 부채 억제 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가계부채를 효과적으로 줄이려면 DSR이나 신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 뿐 아니라 소득 차원의 관리도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 당국에서는 이를 반영해 오는 8월 발표할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소득 증진 대책 및 한계차주 채무재조정 문제 등을 함께 다루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 역시 DSR 조기도입 보다는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하고 있다. 금융위는 기존 일정대로 2019년부터 DSR을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올해 중 DSR에 마이너스 통장, 중도금대출을 어떻게 반영할지 등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을 설정한 '표준모형'을 만들고, 내년에는 각 은행들이 상황에 맞게 세부모형을 만들도록 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DSR에 대한 획일적 비율은 제한을 두지 않을 계획이다.

다만 당국에서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해서 은행들이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형주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대출을 해 주는 주체인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어떤 고객에게 얼마의 대출을 해 줄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라며 "업권에서는 DSR 기준이 없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이미 일부 은행은 자체 기준을 만들어 운영 중인 만큼 은행들이 스스로 기준을 만들어 계속해서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규제비율을 따로 두지 않겠다는 당국에게 은행들이 규제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은 마치 닭장 속의 닭과 같다"면서 "은행들은 규제를 기다릴게 아니라 DSR기준을 스스로 마련해 다른 은행들이 보지 못하는 위험 차주를 가려내는 심사 경쟁력을 길러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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