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지난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 유가증권 운용내역 기재에 오류를 범했다. 또 앞서 최근엔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전산장애와 지점의 파생상품 불완전판매까지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합병 후유증'이란 해석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 투자매매업무 항목의 유가증권 운용내역 기재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주식과 채권, 집합투자, 기업어음과 파생상품거래 등에서 계산하는 손실을 이익에 포함시키면서 착오가 발생한 것.
당초 공시에서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유가증권 관련 손익을 3조7717억원 이익으로 공시했으나 이후 정정공시에서는 3472억원으로 그 차이만 3조4000억원이 넘는다.
미래에셋대우는 운용내역을 옮기는 과정에서 손실을 이익으로 계산한 단순 착오였다고 금융당국에 소명했다. 세부 내역이 아닌 재무제표에는 올바른 숫자를 기입해 전체 영업이익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대우 여의도 영업점<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다만, 지난 5월 15일 분기보고서를 최초 제출한 이후 지난 7월 3일에 정정공시를 냈기에 한달 반이라는 오랜 시간이 지났고, 오류 기재한 금액의 전체 액수도 3조4000억원으로 상당한 차이가 났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 같은 사실을 접한 금융당국은 진상 파악에 나섰다. 일단 미래에셋대우 측의 1차 소명은 들었지만 보다 명확한 사실관계를 위해 진위 파악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 관계자는 "관련 유가증권 손익 계산 과정에서 손실분을 이익으로 계산해 생긴 단순 착오라는 소명을 들었다"며 "관련 조사까지는 아니겠지만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진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그동안 숱하게 반복됐던 분기보고서 제출에서 이 같은 초보적인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에 대해 업계는 놀랍다는 반응이다. 합병 이후 처음으로 분기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혼선이 있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있었던 전산시스템 오류나 분기보고서 기재 실수 등 크고 작은 실수들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 미래에셋대우가 급하게 합병을 준비하면서 미흡했던 점들이 하나씩 불거지는 것 같다"며 "합병 이후 화학적 결합 과정에서 오는 후유증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최근 미래에셋대우 HTS·MTS의 시스템 접속이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2400선을 돌파했던 지난 29일 장 시작 직전부터 시스템이 먹통이 되면서 고객들의 불만이 고조됐다. 아직까지 미래에셋증권과 옛 대우증권의 전산통합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생긴 사고였다. 미래에셋대우의 전산 사고는 작년 말 합병 이후 두번째다.
또 지점에서도 투자자문사가 운용하는 옵션상품의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한 지점에서 근무하던 PB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자금을 모아 옵션상품에 투자하게했다. 해당 상품을 운용하던 유로에셋투자자문이 수백억원 규모의 손실을 내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들이 떠안게 됐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관련 사고가 직원 개인의 문제라고 선을 긋고 나섰지만, 투자자들은 해당 PB가 상품운용과 판매에 적극 개입했으며 고령 투자자를 대상으로 제대로된 상품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아직 검사중인 사안이라 제재와 관련해 언급하기는 다소 이르다"고 말을 아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