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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 왕자영요 '호사다마' 이번엔 '게임 대타' 기승 골치

기사등록 : 2017-07-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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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높여주는 대리게임 편법 영업 활개
텐센트 '게임망국론' 번질까 전전긍긍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의 '국민 게임'이 된 텐센트의 왕자영요(王者榮耀)가 높은 인기만큼이나 많은 견제와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게임 중독 질타에 이어 최근에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왕자영요의 게임 대타 산업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왕자영요는 앞서 인민일보로부터 청소년의 게임 중독 문제를 유발한다는 신랄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정부의 유례없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에 텐센트는 왕자영요 게임에 청소년 셧다운제를 실시했고, 그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관영 매체인 인민일보가 왕자영요 등이 야기한 청소년 게임 중독 문제를 강경하게 비판한 후  미성년자에게 미치는 폐해를 지적하고 나선 가운데, 이번에는 성년인 대학생들도 왕자영요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텐센트의 입장이 더욱 곤궁해졌다. 

중국의 유명 매체 시나닷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대학가에선 왕자영요의 '게임 대타수'로 활동하며 짭잘한 수입을 올리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게임 대타'란 게임 등급을 단기간에 올리고 싶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고, 기술이 부족한 이용자를 대신해 돈을 받고 대신 게임을 해주는 서비스다. 왕자영요의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인기가 치솟으면서 게임을 대신해 줄 '고수'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문제는 이러한 서비스가 규정에 어긋난 행위인데다 학업에 전념해야할 대학생들을 쉽게 돈을 벌려는 요행심리에 빠지도록 한다는 점이다. 

중국 시나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타오바오와 징둥상청 같은 대규모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선 '게임 대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수 천개에 달한다고 한다.

일부 대학생은 왕자영요 게임 대타로 5만위안에 달하는 월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게임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때문에 '게임 대타'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회사로 '창업'을 하는 젊은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시나닷컴이 인터뷰한 중국 여대생 자이(嘉怡) 아침 9시반에 기상한 후 세수도 하지 않고 앉은 자세로 왕자영요 대타 게임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여대생은 인터뷰 3일전 '거액'을 받고 고객이 정해준 기간 내에 게임 등급을 올려주기로 약속했다. 돈을 받고 정해진 시간 내에 다른 이용자와 게임을 해 승리하고, 고객의 등급을 올려줘야 하기 때문에 학업이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자이는 "이번 임무를 완성하면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다른 동창생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며 게임 대타가 새로운 사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승부욕과 허용심으로 이 업계에서는 대타 게이머를 찾는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며 "최근 학교에서는 게임 대타를 부업이 아닌 '전업'으로 삼아 창업하려는 움직임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왕자영요의 배급사인 텐센트도 게임 대타 단속에 나서며 시장 정화에 나섰다.

지난 6월 13일 '게임환경 정화 성명'을 발표하고, 부정한 방식으로 경험치를 몰아주는 행위, 악의적으로 네트워크를 끊은 행위 등을 단속하고, 이러한 행위가 적발된 이용자의 순위 진입, PVP(이용자 간 대전) 등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텐센트의 이 같은 엄포에도 게임 대타 업계는 크게 위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시작된 왕자영요 S8 게임시합으로 게임 대타를 찾는 수요가 다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게임 대타수로 활동하는 자이는 "게임시합 초기에는 대부분이 대타수와 대타수 간의 경기라고 보면 된다"며 이미 게임 시장에서 게임 대타 문화가 뿌리깊에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게임 대타 공급 시스템도 점차 기업화, 시스템화 되고 있다.

개인 신분으로는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의 니즈를 맞추는 것이 힘들어지면서 여러 명의 게임 대타수가 함께 '작업실'을 운영하는 형태가 보편화되고 있다.

그러나 월수입 5만위안의 '신화'를 실현하는 게임 대타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공급자가 많아진데 따른 현상이다.

동료 8명과 함께 왕자영요 게임 대타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는 왕레이(王磊)는 "사업 초기에는 수입이 괜찮은 편이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업 초창기 8명이 하루 10시간의 게임을 통해 버는 총 매출은 매일 2500위안에 달했다. 직원 월급과 사무실 임대료, 전기 수도료 등을 제외하면 내가 한 달에 버는 소득은 3만위안에 달했다. 그러나 현재는 1만5000위안 정도를 버는 것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왕레이는 "이 바닥에서도 대형 작업실은 매출과 순익이 갈수록 늘고, 중소 규모 작업실은 시장에서 도태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오바오에서 매출 상위권의 업체들은 충분한 자금을 바탕으로, 대규모 게이머를 고용하면서 수익이 높은 상위권 시장을 선점했다는 것.

반면 중소규모 게임 대타 작업실들은 수익성이 낮은 하위권 시장을 나눠먹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왕자영요의 엄청난 인기와 게임 대타 수요의 확대로 인해 '게임 대타 산업'의 열기도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17년 5월 말 기준 왕자영요의 이용자수는 2억 명을 돌파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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