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올해 회복이 기대되던 유럽 기업들의 실적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로/달러 환율이 1.20달러에 도달하면 유럽 기업 실적에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화와 달러화<사진=블룸버그> |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23명의 전략가와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유로/달러 환율이 1.20달러에 진입하면 올해 유럽 기업 실적 회복세가 꺾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수출 비중이 큰 유럽 대기업의 실적의 경우 유로화 강세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주식 중개사 필 헌트의 이언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유로화는 유럽 주식에 있어 실적 전망에 잠재적인 역풍"이라고 지적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올가을 월 600억 유로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미래를 논의하겠다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 이후 강세 압력을 받고 있다. 앞서 드라기 총재는 양적완화의 점진적 제기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로화를 띄웠다.
ECB가 지난주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와 자산매입 규모와 필요하면 양적완화의 규모를 확대하거나 시행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도 유지했지만, 시장은 이미 유례없는 초완화적 통화정책이 방향을 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자산 가격에 반영 중이다.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오후 12시 58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1.1636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 거래일보다 0.21% 내린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유로화가 오는 9월까지 강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레디아그리콜은 6개월간 유로화 전망치를 1.12달러에서 1.18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유로/달러 환율이 지난 2015년 8월 이후 최고치인 1.1714달러에 도달할 것에 주목하며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20일과 21일 트레이더들은 달러 매도-유로 매수를 위한 옵션에 60억 달러 이상 베팅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보고서에서 "유로/달러가 거래되는 것은 2012~2014년과 비슷하다"면서 "이것은 9월 ECB의 회의까지 1.20달러로 오를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로/달러 환율은 미국과 유럽의 수익률 축소와 함께 상승하고 있지만, 환율이 수익률 차이를 앞질러 가고 있다"며 "드라기 총재가 2012년 '필요하면 무엇이든지'라는 연설을 했을 때 이것은 벌어지던 스프레드를 역전시켰고 유로/달러 환율을 1.40달러까지 보냈다"고 상기했다.
양적완화(QE) 시대가 끝나면 스프레드와 통화의 분명한 상관관계가 회복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노무라는 유로/달러 환율이 올해 하반기 1.2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보고서를 통해 노무라는 "유로/달러 환율에 대한 구조적 강세 전망을 유지하며 올해 후반 1.20달러를 테스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달러화의 평가가치와 미국의 경상 적자 증가, 약달러 정책, 긴축을 진행 중인 연준을 따라잡는 다른 중앙은행들은 달러화에 부담을 줄 것이며 유로화를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