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겨레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증언을 거부했다.
최순실 씨. <사진=뉴시스> |
최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인에 대한 45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나와 "특검을 신뢰할 수 없어 증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날 남색 재킷 차림으로 법정에 나왔다. 먼저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이 부회장은 굳은 얼굴로 최씨가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봤다.
최씨는 증인 선서도 하기 전에 "한마디 해야겠다"고 입을 뗐다. 이에 재판부는 "선서부터 하라"고 제지했다.
선서 후 최씨는 "저는 오늘 자진출석 한 것"이라며 "지난번 나와서 진술하려했는데 갑자기 유라가 나와 혼선을 빚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이 걔(정유라)를 새벽 2시부터 9시까지 어디에 유치했는지 어미로서 당연히 물어야 한다. 본인이 자발적으로 나왔다고 해도 위법한 증인 채택"이라고 덧붙였다.
특검이 신문을 시작하자 최씨는 "특검이 딸로 저를 압박하고 '제2의 장시호'를 만드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딸과 제 목줄을 잡고 흔드는 질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겠다며 오전에만 두 번의 휴정을 요구했다. 방청석에 앉아있던 이경재 변호사를 손짓으로 부르기도 했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점심시간 동안 이 부회장 등 피고인과 논의를 거쳐 최씨에 대한 반대신문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가 "증인신문 절차를 종료하겠다"며 최씨의 퇴정을 명하자 최씨는 "할 말이 있다"고 발언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증인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는 것은 법정에서 한 답변에 관해 오해의 소지가 있을 때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증언을 하지 않았을 때는 추가 발언을 듣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저지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27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다만 오는 28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하는 최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