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주도할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각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6일 청와대와 관가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시절 한미 FTA 체결을 주도한 김현종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통상교섭본부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종 외국어대 교수(전 통상교섭본부장) <사진=산업부> |
김현종 교수는 1959년 서울 출생으로 미국 콜롬비아대 국제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와 로스쿨 법학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외무부 고문변호사, 통상전문관, 통상교섭조정관을 거쳐 2004년 노무현 정부시절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았다. 그는 이듬해 9월 노 전 대통령의 멕시코 순방 시 한미 FTA 필요성을 제기한 뒤 협상을 주도한 인물이다.
김 전 본부장의 내정 소식이 알려지자 농민단체와 노동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김 교수가 대기업의 이익만 대변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다.
그는 본부장 퇴임 이후 2009년 삼성전자 해외법무 사장으로 영입됐고 2011년 말 퇴직했다. 퇴직 후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해 11월 WTO 상소기구 위원으로 선임됐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위키리크스에 의하면 그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 죽도록 싸웠다'며 미국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인물"이라며 "협상과정에서 철저히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다시 김현종 씨를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한미 FTA 재협상 요구에 수세적일뿐 아니라 미국의 이익에 끌려가는 협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도 "김현종 씨는 농민들의 고통과 호소를 외면하고 한미 FTA를 추진했던 장본인으로 일고의 반성도 없이 삼성에 입사해 관피아(정경유착)의 본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낸 사람"이라며 "김현종을 임명할 경우 농민들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이 폭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