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고소득자와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핀셋증세'를 하면 문재인 정부 5년간 세금 약 16조원이 더 걷힐 전망이다. 연평균 3조원 조금 넘는 세금이 나라 곳간에 새로 들어온다는 얘기다.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광온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기획예산처에 의뢰해 받은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 비용 추계서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이 논의하는 대로 초고소득층의 소득세율과 대기업의 법인세율을 올리면 앞으로 5년간 세수 효과는 16조원에 달한다.
당·정은 고소득자 소득세율 인상을 논의중이다. 먼저 소득세 과세표준 5억원 초과 구간 세율을 현 40%에서 42%로 올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과세표준 구간에 해당하는 사람은 종합소득세 기준(2015년 귀속분)으로 약 2만명이다.
당·정은 소득세 과세표준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구간을 새로 만들고 소득세율을 40%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럴 경우 종합소득세 기준으로 2만7183명이 영향을 받는다.
이렇게 고소득자 약 4만7000명의 소득세율을 올리면 문재인 정부 5년간 소득세를 약 4조8470억원 더 걷을 수 있다는 게 국회 기획예산처의 추산이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세 뿐 아니라 법인세 인상도 검토한다. 법인세 과세표준 2000억원 구간을 신설하고 법인세율은 현 22%에서 25%로 올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약 116개 대기업의 법인세가 오를 전망이다.
법인세율 인상 효과는 세수 증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 기획예산처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세금을 약 10조8600억원 더 걷을 수 있다고 추산한다. 연 평균 조1700억원이 더 걷힌다는 얘기다.
부자 증세를 통해 나라 곳간을 채울 수 있지만 보편적 복지 국가로 가려면 증세 논의를 활발히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한국 사회가 '중부담-중복지' 국가로 가려면 부자 증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소득층에 세금 부담을 줘도 실제 세금 증대 효과는 크지 않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증세 필요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웅기 한국개발연구운(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세금을 어느 계층이 더 부담할지 또 어느 세목을 조정할지를 더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