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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성상우 기자] PC온라인게임 개발사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신작 온라인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보인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잇따라 코스닥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모바일 게임사들이 주도하던 기존 게임 IPO 시장에 오랜만에 등장한 PC온라인게임 기반 업체들이라몸값이 올라가는 중이다. 이번 '상장 바람'이 게임업종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업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게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대표 정경인)와 블루홀(대표 김강석)등 유망 게임사들이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투자자와 증권업계 등 시장의 상장 기대감이 높아지며 이들 게임사의 장외주식 가격도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가장 먼저 상장 '잭팟'을 터뜨릴 것으로 보이는 게임사는 '펄어비스'다. 지난 13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 오는 9월 중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공모주식 수는 180만주, 공모희망가는 8만~10만3000원이며 상장 시가총액은 9653억~1조2428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영업이익 목표인 1200억원을 달성하면 시총 2조원도 가능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2조원은 시총 기준 코스닥 7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시장이 이토록 펄어비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대표작 '검은사막'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기준 유료가입자 100만명, 동시접속자 10만명을 기록하고 북미 최대 게임사이트 'MMORPG닷컴'에서 1년간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핫'한 게임이다.
현재 카카오게임즈가 북미·유럽·국내 시장에서 서비스 중이며, 러시아와 일본에선 현지 퍼블리셔들이 서비스하고 있다. 대만 시장에선 펄어비스가 자체 서비스한다. 특히, 펄어비스 측에 따르면 지난 5월 서구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 출시한 이후 북미와 유럽 매출은 급상승 중이다.
이 게임 인기를 바탕으로 펄어비스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매출 337억원, 영업이익 269억원(영업이익률 79.8%)을 거둬들였다. 전년 매출 217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의 두 배가 넘는 실적이다.
조석우 펄어비스 재무기획실장(CFO)은 "상장은 글로벌 개발 스튜디오가 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공모자금은 우수한 개발인력과 신규 IP 확보 및 마케팅 활동 등을 강화하는데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또다른 게임사는 블루홀(대표 김강석)이다. 최근 '배틀그라운드'의 전 세계적 인기를 바탕으로 장외 주식거래 시장에서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지난 2월 장외시장에서 3만원 수준이던 주가는 지난 20일 기준 19만 5000원까지 올랐다.
지난 3월 스팀에 출시한 대표작 '배틀그라운드'는 9주만에 판매량 300만장을 기록하며 블루홀의 실적을 빠른 속도로 개선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달 22일 기준 출시 13주만에 판매량 400만장을 돌파해 누적 매출 1억달러(약 1112억원)를 돌파했다. 현재는 500만장을 넘어섰다. 지난 3년간 적자를 기록한 블루홀은 이 게임으로 올해 깜짝 실적이 예상된다.
유저층은 글로벌 전역에 고루 분포돼 있다. 전체 판매량의 95%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국가 별 비중은 ▲미국(24%) ▲중국(19%) ▲러시아(6%) 순이다. ▲한국(5.5%) ▲일본(4.3%)이 그 뒤를 추격 중이다.
스팀 플랫폼 내에서의 인기를 가늠케하는 척도인 동시 접속자 수는 23만명으로 최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게임 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선 전체 시청자의 15% 규모인 약 12만명이 매일 '배틀그라운드' 방송을 시청 중이다.
게임 및 증권업계는 블루홀이 내년 중 상장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IPO업계 관계자는 "장외시장에서 가격이 급등한다는 것은 기업자체에 대한 평가와 함께 상장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시장이 블루홀에 대해 상장할만한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루홀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 중인 상장 관련 계획은 없다"면서도 "주주 구성 등 여러 조건상 장기적으론 상장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넷마블게임즈에 이어 올해 하반기 및 내년까지 게임업계의 상장이 이어지는 이유는 신작 흥행 직후에도 추가 개발을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이 시급한 중소 개발사들 특유의 개발 사이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부분의 게임개발사들이 타 업종처럼 대기업집단의 지원 없이 벤처창업의 형태로 시작, 개발작을 하나둘 성공시키며 기업을 성장시키는 패턴을 따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추가 신작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장기생존하려면 어느 시점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연적이라는 설명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거의 모든 벤처 게임사들의 궁극적 목적은 증시 상장"이라며 "제대로 된 기업으로서 외형을 갖추기 위한 수단도 되고 창업자의 적정 시점에서의 투자금 회수(Exit)를 가능케해주는 수단도 된다. 게임업계의 상장 러쉬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