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다수의 러시아 정보 기관이 페이스북을 이용해 프랑스 대통령 선거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측의 캠프를 감시하려고 시도한 정황이 확인됐다.
페이스북 <사진=블룸버그>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와 장남을 필두로 측근들이 러시아 인사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이 고조된 가운데 나온 의혹이어서 주목된다.
27일(현지시각) CNBC는 미국 의회 관계자를 인용, 러시아가 프랑스 대선 과정에 마크롱 캠프의 동향을 정탐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보 기관은 페이스북에 20여개의 계정을 열고 마크롱 대통령의 선거 전략을 은밀하게 살폈다.
아울러 극우 후보로 이른바 '프렉시트' 우려를 증폭시켰던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 측의 캠프도 페이스북을 통해 엿봤다는 주장이다.
지난 4월 페이스북은 다수의 가짜 계정을 통해 프랑스 대선과 관련한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는 상황을 포착하고 관련 계정을 폐쇄시키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마크롱 캠프에 잠입, 스파이 행각을 벌였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지난 5월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해커들이 프랑스 대선에 개입했다고 주장했지만 결정적인 단서를 제시하지 못했다.
의혹이 확산되자 러시아 측은 해킹이나 특정 문서 누출 등의 방법으로 프랑스 대선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한편 페이스북도 이번 의혹에 당혹스럽다는 표정이다. 가뜩이나 가짜 뉴스 논란으로 한 차례 된서리를 맞은 데 이어 대선 과정에 부적절한 목적으로 이용됐다는 주장이 유저들 사이에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